與는 당내 통합, 野는 리더십 확보…총선기획단에 투영된 여야 셈법

입력 2019-11-06 15:51 수정 2019-11-0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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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포용성ㆍ다양성’ vs 한국당 ‘친황ㆍ지역편중’…여성·청년 민주당 9명 vs 한국당 1명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최근 나란히 ‘선거모드’에 돌입한 가운데, 총선기획단 인선에 담겨 있는 여야의 속내가 대비되고 있다. 당의 내부 상황을 타개하고자 총선 체제를 조기 가동했다는 맥락에서는 양당이 같다. 하지만 민주당은 당내 통합을, 한국당은 현 지도부의 영(令)을 세우는 실리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총선기획단은 선거와 관련된 조직, 재정, 홍보, 정책, 전략 등의 밑그림을 그리는 실무기구다. 여당인 민주당의 총선기획단은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단장은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맡았으며 위원으로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참여했다. 현역 국회의원 중에는 금태섭·강훈식·제윤경·정은혜 의원이 총선기획단에 포함됐고, 원외에서는 정청래 전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외부 인사 가운데는 프로게이머 출신 유튜버 황희두 씨가 참여한 점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민주당의 총선기획단 구성에는 ‘조국 사태’ 이후 지도부 쇄신론이 나오는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비문(비문재인)’ 금태섭 의원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금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당론과 다른 의견을 공개적으로 펼친 바 있다. 이를 두고 한국당의 장제원 의원조차 “금 의원의 ‘다름’을 사버리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고 민주당의 ‘결기’를 느꼈다. 섬뜩하다”며 “‘친문(친문재인) 순혈주의’를 깨는 포용성과 다양성을 보여줬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국 정국에서 당내 의견이 나뉘고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선거’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당을 추스를 필요성이 있었다”며 “(총선기획단 출범 이후) 지도부 쇄신론이 어느 정도 잦아든 것을 보면 어느 정도 통합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성 5명(33%), 청년 4명(27%)을 포함하면서 ‘메시지’를 담아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한국당도 민주당과 같은 날(4일) 총선기획단을 출범하며 총선 준비 모드를 본격화했다. 단장은 당 사무총장인 재선 박맹우 의원이 맡았다. 총선기획단 위원으로는 이진복 의원(총괄팀장), 추경호 의원(간사)을 비롯해 박덕흠, 홍철호, 김선동, 박완수, 이만희, 이양수, 전희경 의원 등이 합류했다. 최근 인재영입 과정의 잡음 등으로 지도부가 잇단 패착성 구설에 휘말린 상황에서 가동됐다는 점은 민주당과 같지만, 구성과 성격 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한국당의 총선기획단의 특징은 △‘친황(친황교안)’ △영남 중심 △현역 의원 등으로 요약된다.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확립’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한국당 총선 기획단은 12명 중 10명이 현역 의원이다. 여성은 전희경 의원 1명뿐이고, 20·30세대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민주당과 대조적이다.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자리인 단장, 팀장, 간사 등 모두가 영남 의원에게 돌아가면서 지역편중 우려도 나온다.

다만 총선기획단 인선에 대한 비판은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다. 총선기획단은 내년 총선의 전체적인 방향을 설계하는 역할이 주어질 뿐이므로 그 자체로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선거 전략은) 일사불란한 대응이 필요한 때도 있고 여러 의견을 충분히 수용해야 할 때도 있다. 현재 무엇이 최선인가 하는 것은 각 당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며 “민주당과 단순히 비교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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