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면 카리스국보(옛 국보)의 최대주주가 다시 한번 바뀔 전망이다. 업력 66년의 기업이 1년이 채 안 돼 네 번째 최대주주를 맞이하는 신세가 됐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카리스국보는 5일 이사회를 열고 코어센드유한회사를 대상으로 500억 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가는 3110원이고 증자로 발행되는 주식 수만 1607만7171주에 달한다. 현재 발행 주식 수의 67%에 해당하는 물량이어서 12월 20일 증자대금이 납입되면 최대주주는 코어센드유한회사로 바뀌게 된다.
카리스국보는 1953년 설립된 화물운송 물류기업으로 1977년 흥아해운이 인수했다. 하지만 해운업 불황으로 최근 3년간 흥아해운의 영업손실이 계속되자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고 결국 4월 사모펀드 품에 안겼다. 당시 최대주주 지분 25.32%를 사들인 곳은 제이에스프라이빗에쿼티가 투자조합을 결성한 제이에스2호사모투자조합 합자회사로 150억 원에 인수했다. 제이에스2호는 해당 지분 이외에도 카리스국보가 발행한 1회 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5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곳이 폴리염화비닐(PVC) 전문기업인 비상장사 카리스다. 7월 있었던 주주총회에서 카리스의 유철 대표와 하현 사장이 국보의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사명을 카리스국보로 변경했다. 유 대표는 취임사로 “카리스와 국보는 카리스국보로 하나가 되어 같은 길을 걷는 운명공동체가 됐다. 카리스국보는 카리스의 자회사”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카리스 지분 92%를 가진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카리스와 연관이 있지만 투자조합 특성상 카리스가 출자한 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7월 말 제이에스2호 투자조합에서 에스더블유투자조합1호와 제이에스투자조합1호가 사원 탈퇴하면서 제이에스2호 지분은 10.23%로 축소됐고, 카리스는 별도로 카리스국보의 3자배정 증자에 참여해 7.41%의 지분을 획득했다. 이어 8월에도 5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지분을 22.53%로 늘리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하지만 최대주주가 변경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수백억 원 규모의 증자 결정으로 카리스국보의 주인은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코어센드유한회사는 신수미 씨가 대표이사로 10% 지분을 갖고 있으며 김지우ㆍ김선우 씨가 각각 40%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유한회사에는 김근중 씨가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다.
또 신 대표는 코어센드유한회사 외에 코어센드커머스(기타 식료품 제조)와 코어센드캐피탈파트너스유한회사(경영 컨설팅)의 대표이사를 겸직 중이며 이 회사들 역시 김근중 씨가 사내이사로 있다. 김 씨는 코어센드글로벌(신탁업ㆍ집합 투자업) 대표이기도 하다. 일부는 유한회사에 일부는 비외감의 일반법인이라 주주구성 파악이 어렵지만 각사 임원 겸직이나 이름을 보면 가족관계로 추정된다. 이들 4개 법인의 주소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소재 한 빌딩으로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