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첫 적자’ 손정의 “위워크 과실에 눈 감았다” 시인

입력 2019-11-0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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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비전 변함 없다…시간 지나면 V자 회복할 것”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실적에 대한 언론 브리핑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실적에 대한 언론 브리핑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나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면들을 못 본 체 했다. 특히 위워크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큰 유감을 표한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미국의 사무실 공유 서비스 기업 ‘위워크(WeWork)’에서 발생한 지배구조의 과실을 외면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자신이 ‘눈 뜬 장님’처럼 위워크의 부정적인 측면들을 보고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음을 인정한 셈이다.

이날 손 회장은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소프트뱅크가 경영난에 빠진 위워크에 95억 달러의 구제금융 패키지를 제공하고,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한 지 약 2주가 지난 시점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분기 7044억 엔(약 7조49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소프트뱅크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14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핵심 사업인 비전펀드의 대규모 손실(5726억 엔)이 뼈 아팠다. 지난 9월 말 기준 비전펀드가 투자한 88개 기업 중 우버와 위워크 등 25개 기업가치가 감소했다.

손 회장 입장에서도 충격이 큰 듯했다. 그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너덜너덜’. ‘시뻘건 엄청난 적자’, ‘태풍’, ‘폭풍우’ 등의 표현을 써가며 참담한 심정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결산의 발표 내용은 너덜너덜하다”며 “시뻘건 엄청난 적자로, 3개월 결산으로 이 정도의 적자를 낸 것은 창업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워크 문제가 비전펀드 실적에 미친 영향과 소프트뱅크그룹에 미친 영향은 매우 컸다”고 설명했다.

이날 손 회장은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투자 결정을 잘못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내 전략과 비전에는 변함이 없다”고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는 “결산은 너덜너덜, 하지만 주주 가치는 1조4000억 엔 늘었고, 사상 최대”라며 “어느 쪽을 중요한 지표로 볼 것인가 여러분의 판단에 맡긴다”고 말했다. 이어“다만 내가 보기에는 대세에 전혀 이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손 회장은 위워크를 다시 부활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신규 임대 동결, 비핵심 사업 정리 등을 포함한 ‘턴 어라운드’ 계획을 통해 4~5년 뒤에는 위워크 투자에 대한 수익을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손 회장은 “논리는 간단하다”며 “시간이 지나면 V자 모양의 선명한 회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위워크의 몰락은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손 회장에게는 드문 실수였다. 위워크는 올해 초만 해도 기업가치가 무려 470억 달러로 평가를 받은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이었다. 유니콘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그러나 상장 서류 제출 뒤 상황이 급변했다. 기업 지배구조나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상장 계획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 사이 기업가치는 크게 하락했고, IPO를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애덤 뉴먼 창업자의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위워크는 자금난에 허덕였다. 일각에서는 파산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왔다. 결국,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사가 투자한 회사의 경영권을 취득하지 않는 것으로 삼아왔던 원칙을 깨면서까지 말이다. 이미 위워크에 막대한 돈을 투입했던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결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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