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탄핵 조사’ 이번 주 공개 청문회...‘닉슨 워터게이트 청문회’ 재연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촉발된 탄핵조사를 진행 중인 미국 하원이 이번 주 핵심 증인 3명에 대한 공개 청문회를 벌인다. 야당인 민주당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사임을 불러온 ‘워터게이트 청문회’ 재연을 벼르고 있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오는 13일(현지시간)과 15일 이른바 ‘우크라 의혹’의 핵심 증인 3인을 불러 공개 청문회를 연다. 13일에는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참석하며, 15일에는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가 증언에 나선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들 3인은 앞선 비공개 청문회에서 트럼프에 불리한 증언을 내놓은 인물들이다. 트럼프와 측근들이 대선 경쟁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수사하도록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미국의 군사원조를 연계했다는 내용이다.

이들의 진술이 수만 명의 미국인이 지켜보는 TV로 생중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증인 3명이 나서는 공개 청문회는 미국민이 증인을 평가하고 신뢰도를 판단하며 사실에 대해 직접 알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번 공개 청문회가 닉슨 전 대통령의 사임을 불러온 1973년 ‘워터게이트 청문회’를 재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시 ABC, CBS, NBC 방송이 돌아가며 250시간에 달하는 청문회를 중계했는데, 시청자의 71%가 생중계로 이를 지켜봤다.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열리는 공개 청문회인 만큼 공격수 민주당과 이를 방어하는 공화당이 치열한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청문회에서 불리한 증언이 나와 여론을 악화시키면 트럼프의 재선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압박을 부인하고 있으며 민주당의 탄핵 절차를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지난 4월에 한 전화 통화 녹취록을 청문회 직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통화는 7월에 이뤄졌으며 민주당은 4월에 있었던 첫 통화의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해왔다.

미 하원에서 탄핵이 소추되고, 상원의 탄핵 재판에서 유죄로 나오면 대통령은 파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