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선서 집권 사회당 과반 의석 확보 실패...극우 복스당 약진

입력 2019-11-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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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극우 성향의 복스당 대표 산티아고 아바스칼이 10일(현지시간) 선거 후 지지자들과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페인 극우 성향의 복스당 대표 산티아고 아바스칼이 10일(현지시간) 선거 후 지지자들과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여당인 사회노동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고 극우 복스당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스페인의 정치적 혼란은 더 심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CNBC방송에 따르면 이날 하원 350명을 뽑는 스페인 총선 결과,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속한 여당 사회노동당이 120석을 확보했다. 제1당 지위는 유지했지만 과반 의석(176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한편, 극우 성향의 복스당은 24석에서 52석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제3정당으로 부상했다. 복스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프랑코의 철권통치 종식 이후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했다. 2013년 중도우파 국민당에서 보수 색채가 뚜렷한 인사들이 떨어져나와 창당한 복스는 지난해 12월 안달루시아 지방의회 선거에서 12석을 차지한 이후 갈수록 세를 불려가고 있다.

사회노동당의 라이벌 정당이자 제1야당인 국민당은 88석을 확보해 지난 4월 선거 때 66석에서 의석을 크게 늘렸다. 57석에서 10석으로 가장 의석을 많이 잃은 당은 중도 시민당(시우다다노스)이며 급진좌파 포데모스는 35석을 차지했다.

극우 복스당의 돌풍은 선거 과정에서 핵심 이슈로 부상한 카탈루냐 분리 독립 추진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스페인 대법원은 지난달 14일 2017년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다가 투옥된 자치정부의 전 지도부 9명에게 징역 9∼13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그러자 이들의 석방과 카탈루냐의 독립 승인을 요구하는 격렬한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킴 토라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분리주의자들에게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것이 극우 복스당의 지지율 상승세로 이어졌다는 풀이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여당 사회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스페인의 정국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4월 총선에서 사회당은 직전의 제1당이었던 국민당을 누르고 1당 지위를 확보했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야권을 상대로 오랜 기간 정부 구성 협상을 벌여왔다. 사회당은 특히 급진좌파 성향의 포데모스를 상대로 공을 들였지만, 각료직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협상이 결렬, 또다시 총선을 치르게 됐다.

또 프랑코 독재 종식과 민주화 이후, 다른 유럽국가들과 달리 스페인에서 극우 정당이 의회에 진출하지 못했던 역사도 지난 4월 총선에 이어 끝이 났다고 CNBC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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