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株, 이틀째 폭락.. 왜?

입력 2008-09-0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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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투명성에 의문, 시장의 신뢰 얻지 못한 탓

두산그룹주가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 출자에 따른 재무위험이 부각됨에 따라 연이틀 폭락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두산 그룹이 밥캣 인수를 통해 성공적인 M&A를 일궈냈다는 세간의 평가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이번 해외 출자가 투자자들에게 그룹구조와 경영투명성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은 최근 M&A를 통해 몸집을 불린 해당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시장에서 재무 건전성이 훼손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투자자들이 M&A관련주의 하락을 경험한 학습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해석됐다.

이날 국내증시가 9월 금융위기설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맞물려 무려 50포인트 이상 급락한 데는 무엇보다 투심악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두산그룹이나 이전의 금호그룹주의 급락 역시 같은 이유로 풀이될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김용성 대표이사는 지난달 29일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가 급락하자 부랴부랴 기업설명회(IR)을 열어 '투자자에 보내는 서신'이라는 제목으로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에게 해명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 서신에 따르면 두산그룹측은 미국의 건설장비업체인 밥캣 인수과정에서 재무 약정상의 오해가 있었다며 이번 해외출자 10억달러의 배경은 재무약정에 따른 강제적인 조치가 아닌 경영진의 판단에 기인한 자발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은 이같은 해명에도 자금 위기와 관련해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고 결과는 곧 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연이틀 하한가로 나타났다.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역시 각각 11.35%, 6.49%씩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두산의 경우 역시 이번 유동성 위기가 시장에 흘러 나오기까지 시장과의 소통이 부재했던 게 일차적인 원인이며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해외 건설 업황의 불안감까지 더해져 이러한 재무부담 요인을 더욱 부재질했다고 지적했다.

시중의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29일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번 유상증자 결정이 여유자금으로 차입금을 줄여 우량한 재무구조를 확보하고 투자여력을 확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더라도 이러한 결정이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고 전했다.

이미 외국계 증권사나 관련 애널리스트들을 통해 제기된 의혹들이 정작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이후 성명자료를 통해 발표할 것과 관련, 두산그룹이 시장과 소통만 원활하지 않았기때문에 위험을 자초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실제 지난 29일 기업설명회에서 시중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출자와 관련된 구체적인 질문에도 모르쇠로 일관했고 유상증자 자금조달 계획에 대한 개략적인 공개마저도 거부하는 상황에서 과연 제대로된 기업분석과 제대로 된 평가를 얻기를 바라는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하락은 시장의 이러한 해석이 정확하게 반영된 결과"라며 "밥캣의 향후 실적과 기업가치 하락 우려, 그리고 추가지원 필요성 등의 공론화 등을 고려했을 때 투자자산가치 할인 증대와 신뢰회복기간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이 증권사의 이봉진 연구원 역시 "정보 접근성의 제한이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밥캣 경영정보에 대한 접근 제한성은 자회사 가치 산정시 할인 요인이며 대외여건 역시 마찬가지로 유럽시장의 건설경기 침체 진입 또한 주가에 위험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양희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염려하시는 바와 같이 두산인프라코어 및 두산엔진의 자회사인 DII의 주된 익스포져가 북미 및 유럽시장이고 향후 이들 시장의 경기하강 위험을 DII 역시 피해가기는 현재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현 시점에서 두산그룹 전체에 대한 막연한 재무리스크에 대한 우려감을 피력하기보다 전반적인 두산그룹의 재무 전략과 두산그룹내 기업별 투자전략을 점검해 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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