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 여타통화대비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미중 무역협상 진전과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합의없는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 감소 등에 원·달러 환율 하락폭이 그 대상국인 중국 위안화 환율 하락폭보다 컸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뺐다.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동반매도한 것은 1년만에 처음이다.
전일대비 변동폭도 0.33%(3.9원)에 달했다. 이는 주요국중 브라질(0.58%)과 영국(0.49%) 다음으로 큰 것이다.
정진우 한은 외환시장팀 과장은 “우리나라가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가장 영형을 많이 받는 국가다. 무역분쟁이 고조화됐을 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더니 1단계 무역합의 진전 기대감에 따른 대외리스크 완화로 확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 환율이 최근 상승하는 모습이다. 충분히 많이 떨어졌다는 인식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무역협상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원·달러가 급등할 것 같진 않다. 그렇다고 추세적으로 하락세는 아닐 것 같아 숨고르기 양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반적인 외화차입여건도 안정적이다. 국가부도위험지표인 외국환평형기금 CDS 프리미엄은 10월 평균 32bp로 직전월 보다 1bp 상승하는데 그쳤다. 3월에는 30bp를 기록하며 2007년 10월(24b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국내 8개 은행기준 만기 1년 초과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56bp로 전월대비 8bp 상승했다. 이는 올해 평균 54bp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3000만달러(355억원) 어치가 빠져나갔고, 채권시장에서도 5억5000만달러(6513억원) 어치가 나갔다.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에서 자금이 빠진 것은 지난해 10월(-42억7000만달러, 주식 -40억3000만달러, 채권 -2억3000만달러) 이후 처음이다.
최지언 한은 국제총괄팀 과장은 “주식자금은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된 것이, 채권자금은 위험회피 심리 완화와 일부 만기상환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규모가 크진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