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전 차관 민주당 입당…고향 이천서 총선 출마

입력 2019-11-13 15:35 수정 2019-11-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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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관료 전진배치 신호탄 성격도…최종구·이호승·구윤철 등 꾸준히 거론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2차관 (고이란 기자 photoeran@)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2차관 (고이란 기자 photoeran@)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을 들이고 있는 ‘경제관료 영입’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김 전 차관은 13일 국회에서 김학민 순천향대 교수, 황인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함께 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자신의 고향인 경기 이천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예산국회 당시 ‘한부모 가정 돌봄예산’을 삭감하려는 야당 의원에게 “아이가 나중에 고아원에 가게 된다”며 눈물을 보인 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날 입당식에는 몇 가지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정통 경제관료’인 김 전 차관의 전진배치다. 제30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기재부 혁신인사과장과 장관 비서실장, 대변인과 사회예산심의관 등을 지낸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민주당은 당의 경제정책 역량을 높이고 야당의 경제정책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관료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실제로 민주당 의원 중에는 경제부처 고위직 출신 인사가 자유한국당보다 현저히 적다.

경제관료 중에서도 장차관급 고위직 출신은 한국당에 몰려 있다. 이렇다 보니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격론이 있을 때 ‘무게 중심’이 맞지 않는 인상을 주는 일도 적지 않았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실체와 관련이 없지만, 우리 사회에는 ‘경제는 진보보다 보수가 낫다’는 인식이 있다. 이렇게 된 배경에 민주당의 인적구성도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며 “경제관료로서 전문성과 권위를 갖춘 인물이 많아진다면 당의 신뢰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영입명단에는 김 전 차관 외에도 여러 경제관료의 이름이 꾸준히 오르내린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수장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여야 공통 ‘영입 1순위’다. 본인은 총선 출마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경제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마찬가지다. 홍 부총리가 수차례 “출마 생각이 없다”고 밝혔지만 민주당 취약 지역인 강원 춘천 출신이라는 점에서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도 고향인 강원 강릉이나 거주지인 서울 송파구에서 출마설이 나온다.

이 밖에도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구윤철 기재부 2차관도 각각 출신지인 광주와 대구에서 출마하거나 비례대표 또는 수도권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내년 총선 이후까지 범위를 넓히면 고형권 주(駐)OECD 대사(전남 해남), 은성수 금융위원장(전북 군산), 우범기 전북부지사(전북 부안) 등의 이름도 민주당 안팎에서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들 인사는 기재부 출신 경제관료이면서 출신 지역이 현재 야당의 지역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편, 이날 입당식은 ‘험지 출마자’를 조기에 확정한다는 의미도 컸다. 김 전 차관의 고향인 경기 이천은 2000년 이후 민주당이 한 번도 당선되지 못한 곳이다. 김학민 교수(충남 홍성), 황인성 전 수석(경남 사천)의 출마 예정지도 한국당 강세 지역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명망 높은 지역 출신 인사를 일찌감치 배치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당 중진들에 대한 물갈이, 또는 험지 차출 ‘압박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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