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는 미술 tip] 시위로 어수선한 홍콩, 미술은 간다

입력 2019-11-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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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홍콩 그랜드하얏트 살롱서 '제31회 서울옥션 홍콩세일'

▲마르크 샤갈, '파리의 풍경', oil and tempera on canvas, 131.5×162.3cm (사진제공=이하 서울옥션)
▲마르크 샤갈, '파리의 풍경', oil and tempera on canvas, 131.5×162.3cm (사진제공=이하 서울옥션)
서울옥션이 국내외 거장의 조형미를 담은 작품들을 들고 홍콩으로 간다. 총 68점, 낮은 추정가 약 143억 원(9552만3000홍콩달러) 규모로, 마르크 샤갈부터 백남준, 박서보 등 미술계 거장들의 작품이 경매에 입찰 된다.

서울옥션은 24일 오후 4시(현지시간) 홍콩 그랜드하얏트 살롱에서 제31회 서울옥션 홍콩세일을 연다.

◇국내외 거장의 조형미를 담다 = 이번 경매에서는 국내외 거장의 조형미를 살펴볼 수 있는 입체 및 평면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마르크 샤갈의 ‘파리의 풍경(Paysage de Paris')은 자유자재로 색채를 다루며 그 안에 인생과 사랑을 담아낸 샤갈의 예술혼을 확인할 수 있다. 샤갈이 즐겨 사용하였던 푸른색은 출품작의 배경에서 흰색에 가까운 은은한 톤으로 바뀌어 작품 전체에 화사함을 부여한다. 크기 역시 131.5㎝x162.3㎝로, 그의 대다수 작품과는 달리 초기 러시아 시기에 그렸던 대작들과 같은 큰 사이즈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는 한국적 서정주의를 서구의 모더니즘에 접목해 독보적인 예술 세계를 정립한 작가다. 현재 한국 근현대 작가 중 최고 가격의 경매 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경매에 출품되는 김환기의 1972년작 ‘18‒II‒72 #221’은 점, 선, 면으로 대치돼 내밀한 서정적 세계의 심화를 보여준다. 녹색을 주조색으로 해 두 개의 부채꼴 패턴으로 구성한 출품작은 전체적으로 통일된 느낌을 주면서도 패턴의 비율과 방향, 채색 순서에 변화를 주어 다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김환기의 또 다른 작품 ‘무제 Untitled’도 나왔다.

이우환의 1978년 작 ‘선으로부터 From Line’도 볼 수 있다. 작가는 선을 긋거나 점을 찍는 행위의 반복을 통해 자신을 넘어서 있는 외부, 타자, 무한과 관계를 맺고자 한다. 기존의 조각과 음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트린 세계적인 미디어 아트 선구자 백남준의 1998년 작 ‘티비 첼로 TV Cello’도 이번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는다.

▲김환기 '18-II-72 #221', oil on cotton, 48.1×145.3cm, 1972
▲김환기 '18-II-72 #221', oil on cotton, 48.1×145.3cm, 1972

◇한국의 추상 미술 = 서울옥션은 이번 홍콩경매에서 1945년 이후 한국 추상 미술의 발전을 엿볼 수 있는 섹션을 준비했다. 한국 추상 미술의 흐름을 주도해 온 근현대 작가의 작품도 출품된다.

그중 묘법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박서보의 작품 ‘묘법 No.60-78 Écriture No.60-78’은 단순하고도 반복적인 신체적 행위를 통해 완성된 작품이다. 어린 아들의 서툰 글쓰기에서 착안해 탄생한 묘법 시리즈는 총 3개의 시리즈로 구성됐다. 캔버스에 유백색 물감을 칠하고 연필로 긋기를 반복해 작업이 수신의 도구가 된 1970년대 연필 묘법, 한지와 색채를 재발현한 지그재그 묘법 시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손의 흔적이 제거되고 깊고 풍부한 색감이 강조된 색채 묘법 시기다.

전광영의 ‘집합 16-OC083 Aggregation 16-OC083’은 삼각형 조각을 한지에 싸고 묶은 작품으로, 각양각색의 한지 조각들은 따로 구성됐으나 결국 끈으로 맺어지는 집합의 과정을 보여준다. 전광영은 삼각형 조각을 한지에 싸고 묶어, 다양한 농도와 채도로 염색한 오브제를 이용해 집합이라는 독자적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작품은 영국 대영박물관과 빅토리아 앨버트 뮤지엄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이우환, 'Dialogue', acrylic on canvas, 227×182cm, 2015
▲이우환, 'Dialogue', acrylic on canvas, 227×182cm, 2015

‘회화의 평면성’을 실현하기 위한 탐구와 실험을 지속해온 작가 최명영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대표 시리즈인 ‘평면 조건’ 시리즈에 속한 작품들이 출품되는데, 단색을 기반으로 한 수평, 수직의 선들의 집합을 통해 작가가 50여 년 동안 꾸준히 추구해온 평면적 회화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중국 현대 미술작품 다수 출품 = 리우 예의 2005년 작 ‘집으로 가는 길 The Long Way Home’은 온화한 색감과 완벽한 균형을 이룬 구성이 돋보인다. 눈이 쌓인 푸른 배경 속, 노인의 손을 꼭 잡은 머리에 흰 눈을 얹고 정면을 응시하는 아이와 재촉하듯 힐끗 뒤를 돌아보는 강아지가 등장하는데, 마치 동화 속에 함께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징 샤오강, 'Sister', lithograph, sheet: 56×76cm
▲징 샤오강, 'Sister', lithograph, sheet: 56×76cm

이외에도 중국 현대미술 작가 장 샤오강의 ‘여동생 Sister’, 양 샤오빈 ‘무제 Untitled’, 팡 리쥔 ‘무제 Untitled’ 등의 판화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제31회 서울옥션 홍콩세일 서울 시사회는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이달 17일까지, 홍콩 현지는 홍콩 그랜드 하얏트 살롱에서 22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관람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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