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주력 선수들이 흔들리고 있다. 주거니 받거니 한국 경제를 지탱했던 반도체와 자동차가 동반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수출입물가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7.3%와 5.7% 하락했다. 이는 각각 2016년 9월(-8.3%, -7.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린 것이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도 각각 마이너스(-)1.9%와 -2.1%를 보이며 두 달 연속 내렸다.
특히 수출물가지수는 99.04로 기준치 100(2015년 100 기준)마저 밑돌았다. 이 역시 2016년 10월(96.61)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급락, D램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값 하락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실제 10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 대비 1.1%(13.42원) 급락한 1184.13원을 기록했다.
D램 수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사실상 반 토막(-49.7%)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12월(-56.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며, 10개월째 내림세를 지속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도 7.2% 하락해 두 달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 수출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17.6% 급감해 2011년 12월(-18.5%)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이 또한 1년 11개월 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송재창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환율과 유가가 하락한 데다 반도체가 재고 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수출입물가가 모두 떨어졌다”며 “D램의 경우 1·4·7·10월 등 분기 초 계약이 많이 이뤄지는 속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이 기간에 상대적으로 상승 내지 하락 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산업 역시 생산과 수출, 내수 판매가 모두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0월 국내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생산은 생산량은 35만1409대를 생산, 전년 대비 7.9% 줄었다. 기아 모닝이 경차 수요 감소로 -18.1%, K5가 신차 대기수요 증가로 -23.8%를 기록한 점이 컸다.
수출 역시 세계 자동차 수요 위축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2% 감소한 20만8714대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특히 아시아(-11.2%)·중남미(-18.4%), 유럽연합(-12.1%) 등 지역에서 감소세가 컸다.
내수의 경우 수입차 판매량이 8.7% 늘었음에도 국산차 판매가 저조했다. 국산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9% 줄며 전체 내수 성적표가 2.1% 감소한 15만7461대 판매에 그쳤다.
올해 전체로 놓고 봐도 자동차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부진한 모습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업체들의 수출과 내수 판매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324만2340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279만5914대 이후 가장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