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화성 8차 사건 범인 윤 씨→이춘재…과거 수사 오류 인정

입력 2019-11-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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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의 학창시절 모습. (출처=MBC 방소 캡처)
▲이춘재의 학창시절 모습. (출처=MBC 방소 캡처)

경찰이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을 윤 모 씨에서 이춘재로 잠정 결론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브리핑을 열어 이춘재의 자백대로 화성 8차 사건도 이춘재 소행으로 잠정 결론냈다고 밝혔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당시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한 주택에서 13살 박 모 양이 피살된 사건이다.

지난 1988년 윤 씨(당시 22세)가 범인으로 지목돼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후 윤 씨는 징역 20년으로 감형돼 청주교도소에서 복역하다 2010년 5월 출소했다.

그러나 최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가 8차 사건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하면서 윤 씨가 재심을 청구했다.

이춘재의 결정적인 진술은 피해자의 '속옷'에서 나왔다. 박 양은 사건 당시 속옷 하의를 뒤집어 입고 있었는데 윤 씨는 범행 당시 속옷을 무릎 정도까지 내린 상태에서 범행하고 다시 입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중학생이던 박 양이 속옷을 뒤집어 입을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해 윤 씨의 자백에 의문점이 있다고 봤다.

그런데 이춘재의 입에서 "속옷을 완전히 벗기고 범행한 뒤 속옷으로 혈흔을 닦고 새 속옷을 입히고 현장을 빠져나왔다"라는 뜻밖의 진술이 나온 것이다. 이춘재가 급히 속옷을 입히느라 뒤집어 입혔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춘재는 박 양의 방에 침입할 때 신고 있던 구두와 양말을 벗고 맨발로 침입하면서 양말을 손에 착용한 뒤 박 양의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이 또한 박 양의 목에 남은 흔적과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 씨는 당시 맨손으로 박 양의 목을 졸랐다고 자백했다.

수사본부가 윤 씨를 범인으로 검거한 화성 8차 사건 수사팀과 다른 결론을 내면서 윤 씨가 제기한 재심청구도 인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춘재는 최근 화성 사건을 포함해 살인 14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춘재는 현재 1994년 1월 처제 살인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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