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2호 비전펀드, 자금조달 20억 달러 그쳐…목표액의 50분의 1

입력 2019-11-17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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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쇼크·위워크 IPO 실패 등으로 투자자 반응 냉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6일(현지시간) 도쿄에서 실적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6일(현지시간) 도쿄에서 실적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이 싸늘하게 변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2호 비전펀드’는 1호 펀드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최근 첫 번째 자금 조달을 조용히 마쳤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2호 비전펀드의 첫 자금 조달 규모는 약 20억 달러(약 2조3340억 원)로, 손 회장이 목표로 하는 1080억 달러의 50분의 1에 불과했다.

소프트뱅크는 계속해서 자금을 모집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첫 자금 조달이 소규모에 그친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반응이 냉담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전펀드는 손 회장이 출범한 세계 최대 기술투자펀드다. 비전펀드 1호는 2017년 출범, 무려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해 우버테크놀로지와 위워크 등 전 세계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이번에 첫 자금조달을 마친 2호 비전펀드는 인공지능(AI) 분야 기업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비전펀드가 투자했던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의 기업공개(IPO) 실패와 그에 따른 소프트뱅크의 ‘실적 쇼크’가 손 회장의 투자전략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지난 9월 마감한 2019회계연도 2분기 순손실(연결 기준)은 7001억 엔에 달한다. 분기 기준으로는 14년 만에 첫 적자였다. 올해 초만 해도 47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자랑하던 위워크는 상장 서류 제출 뒤 기업 지배구조, 수익성과 관련해 투자자들로부터 의구심을 산 끝에 결국 IPO가 취소됐다. 우버와 슬랙 등의 주가도 미끄럼을 타면서 비전펀드는 투자 대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던 손 회장의 명성에 오점을 남겼고, 비전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소프트뱅크는 2호 비전펀드에 자사 자금 380억 달러를 출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2호 펀드에 외부 투자자 참여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호 비전펀드에 각각 450억 달러, 150억 달러를 투자했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는 아직 2호 펀드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소프트뱅크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폭스콘, 카자흐스탄 국부펀드 등에서 자금을 조달하고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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