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휘발유 가격 50% 인상’ 항의 시위 벌어져

입력 2019-11-17 16:31 수정 2019-11-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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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에 이란 경제 휘청·사회 불안으로도 이어져…폼페이오 “이란 시위대지지”

▲이란 테헤란에서 16일(현지시간) 정부의 휘발유값 인상 방침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테헤란/AFP연합뉴스
▲이란 테헤란에서 16일(현지시간) 정부의 휘발유값 인상 방침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테헤란/AFP연합뉴스
미국 제재에 이란 경제가 휘청하는 가운데 사회 불안도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수도 테헤란과 쉬라즈 등 이란 곳곳에서 정부의 전격적인 휘발유 값 50% 인상에 항의하는 과격 시위가 이틀째 벌어졌다. 시위대 일부가 보안군과 충돌해 최소 1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BBC는 전했다.

이란 정부는 전날 사전 예고 없이 ℓ당 1만 리알(약 100원)이었던 휘발유 가격을 1만5000리알로 50% 인상했다. 또 ‘배급 가격’으로 살 수 있는 휘발유의 양을 개인 소유 자동차는 1대당 1개월에 60ℓ로 제한해, 이를 넘기면 ℓ당 3만 리알로 적용하도록 하는 휘발유 상한제를 실시했다.

이란 정부는 이런 조처가 빈곤층을 돕기 위한 의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로운 정책에 시민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전국적으로 시위가 발생했다. 인터넷에 대한 접근이 제한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압돌레자 라흐마니-파즐리 이란 내무장관은 이날 국영TV 연설에서 “불법적인 행동이 계속되면 법 집행기관과 보안 당국자들이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일부 시위대가 ‘협박과 공포’를 유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이란은 정부 보조금으로 휘발유 가격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또 이란은 대중교통 시스템 구축이 늦어지고 있어 많은 사람이 통근이나 통학을 자동차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정유 생산량이 제한돼 있으며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합의를 파기하고 제재에 들어가면서 석유 플랜트용 설비부품을 얻기가 어려워졌고 정부 재정이 받는 압박이 더욱 심해졌다.

미국의 제재는 이란 경제의 급격한 침체로 이어져 통화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에 있고 물가는 최근 1년간 4배 폭등했다고 BBC는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 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자신이 올린 페르시아어 트위터 트윗을 리트윗 하면서 “약 1년 6개월 전 이란 국민에게 말한 것처럼 미국은 여러분과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에 이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트윗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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