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1년여 만에 다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회사 측은 ‘조직 선순환 차원’이라며 희망퇴직 배경을 일축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테라’ 열풍에 따른 후폭풍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9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최근 사측은 노동조합에 희망퇴직 지침을 전달했다. 이번 희망퇴직은 2009년 11월 30일 이전에 입사한 ‘근속 10년 이상’ 전 직원이 대상이다.
근속 10년 이상 15년 미만 직원에게 24개월치 급여를, 15년 이상은 34개월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제공한다. 다만 정년까지 잔여 근속 기간이 34개월 미만인 직원인 경우 위로금을 잔여 기간만큼 지급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매년 노조와 희망퇴직 당해 실시 여부를 두고 협상한다”며 “이번 희망퇴직 또한 앞서 시행해 왔던 것과 다르지 않고, 희망자에 한해 (퇴직) 신청받는 것으로 희망퇴직 규모 등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비맥주는 지난해 9월에도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당시 오비맥주 노사는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약 5%대 임금 인상과 조기퇴직프로그램(ERP)을 시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이천공장 노조원과 비조합원이 대상이었고, 임단협이 마무리되지 않았던 청주공장과 영업직은 제외됐었다는 점이 이번 희망퇴직과 다르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의 이번 희망퇴직 실시가 하이트진로 테라 열풍에 따른 ‘나비효과’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정된 맥주 시장에서 하이트진로 테라 열풍은 곧 경쟁사의 매출 감소가 동반되기 때문이다.
‘대세 맥주’로 자리 잡은 하이트진로 테라의 기세는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테라는 7월과 8월 여름 성수기 시즌에만 300만 상자(한 상자당 10ℓ 기준)가 판매되며 8월 말(출시 160일) 기준 누적 판매 667만 상자, 2억 병 판매를 기록했다.
이 같은 테라의 인기는 3분기 하이트진로의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 하이트진로는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67.8% 상승한 영업이익 492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맥주 1위 브랜드 교체설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들의 하이트진로 관련 리포트에는 내년 하이트진로의 맥주 시장 점유율이 33%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