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보다 0.2% 하락한 103.61(2015년 100 기준)을 기록했다. 6월 0.3% 하락한 이후 넉달만에 내림세다. 전년동월대비로는 0.6% 떨어져 넉달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보면 축산물은 전월보다 12.2% 급락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직전 최대 하락은 1985년 3월 기록한 마이너스(-)12.0%였다.
특히 돼지고기값은 32.5% 급락했다. 이같은 축산물 하락은 생산자물가를 0.15%포인트 떨어뜨리는데 기여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여파가 9월에는 이동제한조치에 따른 공급물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돼지고기값을 11.9% 끌어올렸었다. 반면 10월에는 이같은 조치가 해제되면서 공급은 증가한 반면, 아프리카 돼지열병 우려에 수요는 되레 줄어 돼지고기값 하락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농산물도 1.4% 내려 석달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6월 2.0% 하락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시금치(-47.1%)와 피망(-53.5%)이 전월대비 반토막났다.
화학제품은 설비증설 등으로 공급이 증가했지만 수요가 부진했고, D램과 TV용 LCD도 수요보다는 공급우위 기조가 지속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TV용 LCD는 중국발 공급과잉 영향을 받았다.
반면 서비스는 0.1% 올라 한달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운송(0.2%)과 음식점 및 숙박(0.2%)이 각각 한달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생산자물가의 근원인플레 겪인 식료품 및 에너지이외 물가는 전월비 보합을 기록했다. 다만 전년동월비로는 0.3% 하락해 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던 9월(-0.3%) 낙폭과 같았다. 아울러 넉달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국제유가 하락이 일정부문 영향을 미쳤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실제 10월 평균 두바이유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견줘 25.2% 급락한 배럴당 59.3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5월 29.8% 하락 이후 3년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며, 6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간 것이다.
송재창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축산물 특히 돼지고기값이 하락하면서 생산자물가를 끌어내렸다. 일시적 요인이라는 점에서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식료품 및 에너지이외 물가도 부진했다. 나프타 등 화학제품에 국제유가 하락분이 반영된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