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협상 타결 바로미터는 ‘자이언트 판다’?

입력 2019-11-20 15:26 수정 2019-11-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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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떠난 4살 베이베이…미·중 갈등 심화 시 자이언츠 판다 임대 갱신 못할수도

▲자이언츠 팬더 베이베이(Bei Bei)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 사탕 수수를 먹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자이언츠 팬더 베이베이(Bei Bei)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 사탕 수수를 먹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중국의 외교 사절인 ‘자이언트 판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결과를 점치는 풍향계로 부상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의 인기 스타인 자이언트 판다 ‘베이베이(Bei Bei)’가 19일(현지시간) 중국으로 떠났다. 이 동물원에서 태어나 올해로 4살이 된 베이베이의 중국행은 미리 정해진 것이지만, 워싱턴 주민들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마찰로 인해 동물원에서 자이언트 판다가 사라질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NHK가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베이베이는 페덱스가 운항하는 신예 보잉777기를 타고 중국 청두로 향했다. ‘판다 익스프레스’로 특별히 개조된 이 전용기는 워싱턴에서 청두까지 16시간을 쉬지 않고 날아갔다.

베이베이는 2001년 중국이 미국에 선물한 판다 커플 ‘톈톈’과 ‘메이 샹’ 사이에서 태어났다. 베이베이는 ‘소중한 보물’이라는 뜻으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지어줬다. 이에 따라 베이베이는 그 자체로 양국의 우호적 관계를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물론 베이베이의 이번 중국행은 미·중 간 갈등과는 무관하다. 미국에서 태어난 판다라도 4살이 되면 중국으로 보내야 한다는 스미소니언 동물원과 중국 간 계약 조건에 따른 것이다. 중국 쓰촨성에 서식하는 판다는 세계적인 희귀종으로 중국 정부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양국 무역 마찰의 영향으로 더는 자이언트 판다를 못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미소니언 동물원에는 베이베이의 부모인 톈톈과 메이 샹이 아직 남아있지만, 이들의 임대 계약도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기 임대 신세인 톈톈과 메이 샹의 계약은 내년 12월 만료된다. 스미소니언 동물원이 중국과 임대 계약을 연장하지 못하면 워싱턴D.C. 주민들은 더 이상 자이언트 판다를 만날 수 없다는 뜻이다. 앞서 지난 8월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영향으로 판다 임대 계약이 갱신되지 않으면 2021년부터는 워싱턴 국립동물원에서 판다를 보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예전부터 판다는 중국과 미국 관계에서 ‘화해의 상징’으로 통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죽의 장막’을 걷어내고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땅을 밟았던 1972년에도 중국은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판다 두 마리를 선물로 보내는 ‘판다 외교’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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