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문재인 대통령 ‘지소미아 소멸’ 버튼 누르나

입력 2019-11-21 16:44 수정 2019-11-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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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C '다양한 상황 대비할 방안' 논의...'포스트 지소미아' 준비 돌입한 듯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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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21일 오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1시간가량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NSC 회의는 매주 목요일 열리는 정례회의이지만 평소와 달리 오전에 소집됐다. 한미 간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 시한이 22일 자정으로 임박한 시점에 열린 만큼 긴장감이 감돌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이날 회의에서 상임위원들이 “한일 간 현안 해결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검토하고 주요 관계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으며, 이와 관련한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종료 시한까지 외교적 노력은 이어가되, 종료 이후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검토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실상 종료를 가정하고 각각의 상황에 따른 후속 대응 방안이 논의된 셈이다. 특히 미국의 불만을 달랠 방법들이 주요 의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행정부에 이어 의회까지 나서 지소미아 종료를 철회하라고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NSC가 열리던 시각 미 상원에서는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제임스 리시 미국 상원 외교위 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제출한 결의안에서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는 시기에 지소미아 중단은 미국 국가 안보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또 “지소미아는 인도태평양 안보와 방어의 토대가 되는 중대한 군사 정보 공유 합의”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상대하는 데 있어 그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NSC는 전날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방미 성과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현종 차장은 18일부터 20일까지 미국을 비공개로 방문해 백악관과 국무부 고위 인사들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은 미국 측에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태도 변화 없이는 지소미아의 효력을 종료할 수밖에 없다는 우리 정부 입장을 설명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일본이 수출규제 보복에 대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종료 결정 유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안보상으로 우리나라를 신뢰할 수 없다고 하면서 군사 정보를 공유하자고 하는 일본의 태도는 모순”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까지 종료 사태를 피할 수 있는 노력을 해가겠다”고 밝힌 만큼 남은 시간 동안 물밑 협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미국 측이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와 관련해 별도의 종료 선언을 하지 않고 ‘자연소멸’ 형식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한이 끝나 종료되는 지소미아를 굳이 우리 정부가 강제로 끝낸 것처럼 형식을 갖출 필요는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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