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NO 재팬’에 우는 일본, 소비대국 중국 덕에 웃는다

입력 2019-11-24 13:15 수정 2019-11-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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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 홍콩·대만 대신 일본행...올해 방일 중국인 1000만 명 넘을 듯

▲2910년 10월 현재
▲2910년 10월 현재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갈수록 줄어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일본 관광업계에 반가운 조짐이 일고 있다. 홍콩 시위 사태 장기화와 중국 정부의 대만 여행 자제령으로 여행 행선지를 일본으로 틀고 있는 중국 본토인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부 선전에 사는 리유에는 그동안 크리스마스 휴일이면 가족과 홍콩으로 여행을 갔다. 홍콩에는 중국 본토에서는 접하기 힘든 명품 브랜드와 화려한 조명 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여행지를 바꿨다. 바로 일본이다. 그는 “과거에는 선진국 비자를 취득하기가 어려워 홍콩 여행이 최선이었는데, 이제는 홍콩이나 대만을 가기가 불편하다”고 했다. 홍콩에서는 6개월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데다 반중 감정이 너무 격해졌고, 대만은 중국 정부가 8월부터 개인의 대만 여행을 중지시키면서 갈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인들이 일본 여행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은 건 양국 간 외교 관계와 연관이 깊다. 중국과 일본은 세계 2, 3위 경제 대국 자리를 다투고 있고, 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과거사,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 때문에 툭하면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홍콩 시위 사태와 대만 여행 금지령을 계기로 중국인들의 생각도 점차 바뀌고 있다. 미디어 전문가인 린샤는 SCMP에 “일본을 여러 번 방문한 후 일본인과 더 많은 연락을 했고, 이제는 일본 문화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에 많은 중국인 사이에 반일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일본에 대해 매우 조화롭고 친절하며 성숙한 현대 국가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기술 컨설팅회사를 운영하는 프랭크 쿠이는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10년 만에 최고의 허니문 기간에 들어와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일본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로 부상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작년에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은 약 838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 이들은 150억 엔(약 1628억 원) 이상을 지출했는데, 이는 외국인 방문객 지출의 거의 34%를 차지한다.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는 스테판 야오는 “나는 두 달에 한 번 쇼핑을 하러 홍콩에 갔지만, 올 여름부터는 일본이나 마카오로 갔다”며 올해 일본 여행 때 매일 5만 위안(약 836만 원)을 썼다고 했다. 그는 “위안화 가치가 엔화 대비 크게 하락했지만 중국 관광객들의 일본에서의 소비 열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중국인 전문 관광 사업을 하고 있는 에이하 조는 “작년에 약 500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는데, 그들은 일본에서 건강검진을 받거나 투자처를 물색하거나 골프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11월 초까지 600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을 받았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상반기 일본을 찾은 중국인 방문객은 45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며 연말까지 1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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