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한 토막] 껍질과 껍데기

입력 2019-11-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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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가족은 귤을 박스째 산다. 귤은 아이들도 껍질만 벗기면 손쉽게 바로 먹을 수 있어 겨울철에는 냉장고 과일 칸에 항상 가득 채워 놓는다.

올해도 제주도산 유기농 귤을 주문했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아 겉껍질은 주근깨처럼 검은 점 등이 많아 시중에서 판매하는 귤보다 윤기가 나지 않지만, 껍질까지도 차로 마실 수 있어 애용하는 편이다.

귤처럼 겉을 싸고 있는 물질이 단단하지 않은 것은 ‘껍질’이라고 한다. 사과 껍질, 배 껍질, 양파 껍질, 오이 껍질 등이 이에 속한다.

그런데 언중이 혼용하는 껍데기는 어떤 단어와 어울릴까. 껍데기란 ‘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을 말한다. 따라서 달걀 껍데기, 조개껍데기, 밤 껍데기 등으로 써야 맞다. 하지만 국어사전을 살펴보면 ‘달걀 껍질’ ‘조개껍질’ ‘밤껍질’도 실려 있으며, 껍질의 같은 말로 껍데기가 등재되어 있다.

그렇다면 베개나 이불 등 겉에 씌우는 홑겹으로 된 천은 껍데기일까, 껍질일까. ‘베개 껍데기’, ‘이불 껍데기’라고 해야 맞다. 껍데기의 의미가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 달걀이나 조개, 밤 등은 알맹이와 겉을 싸고 있는 물질이 밀접하게 붙어 있는 상태에서는 껍질이라는 단어와 함께 쓸 수 있지만, 알맹이가 빠진 겉만 남은 상태는 단단한 물질만 있는 것이므로 껍데기라고 해야 옳다.

껍질이나 껍데기를 쓸 때 헷갈린다면 생물인 상태에서는 껍질이 함께 쓰이고, 무생물인 경우에는 껍데기가 함께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즉, 겉을 싸고 있는 물질이 단단하더라도 생물인 경우에는 알맹이가 붙어 있으면 ‘굴 껍질’ ‘호두 껍질’ 등으로 쓸 수 있는 반면, 알맹이가 분리되어 겉만 남아 있는 경우에는 ‘굴 껍데기’ ‘호두 껍데기’ 등으로 써야 바르다.

귤에는 비타민이 풍부해 감기를 예방하고 피부에 좋을 뿐 아니라 말린 귤껍질은 비만과 혈중지질 개선 효과가 있다. 귤 알맹이는 맛있게 먹고, 귤껍질은 차로 끓여 마시며 겨울철을 건강하게 보내자.

신미라 편집부 교열팀 차장 kleink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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