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뇌전증 혁신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출시에 박차를 가한다. 내년 2분기부터 4조 원에 육박하는 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엑스코프리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 획득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엑스코프리는 2007년부터 직접 임상해서 직접 판매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달려온 약”이라며 “우리가 미국에서 자체 개발 신약을 직접 판매하는 첫 번째 사례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한 약이다.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 발작 치료제로 21일(현지시간) FDA 시판 허가를 받았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판매와 마케팅 역시 직접 나선다.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는 이미 3년 전부터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시작해 현재 미국 전역에 출시할 채비를 마쳤다. 계획대로라면 엑스코프리는 2020년 2분기부터 현지 판매가 시작된다. SK라이프사이언스는 미국을 12개 권역으로 나눠 영업 전문가(세일즈 디렉터)를 채용했으며, 110명의 영업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조 사장은 “뇌전증 치료제는 적은 수의 전문가에 의해서만 처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독자 영업망 구축이 용이한 분야”라며 “다른 회사들도 보통 100~150명 정도의 영업 인력으로 미국 전역을 커버한다”고 설명했다.
뇌전증 유병률은 인구 1000명당 5~15명으로 약 1%에 달한다. 특히 60세 이후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특성이 있어 평균 수명이 증가할수록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 주요 국가의 뇌전증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1억 달러(약 7조2000억 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4%에 해당하는 33억 달러(약 3조9000억 원)를 미국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은 약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시장 사이즈도 확대, 2024년에는 41억 달러(약 4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엑스코프리는 부분발작(뇌의 특정 부위에서 시작되는 발작)과 전신발작(뇌 전체에서 동시에 시작되는 발작)을 동시에 타깃하는 약으로, 미국 뇌전증 환자의 95%가 이에 해당한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가 유효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엑스코프리는 1~3가지 뇌전증약을 복용해도 부분 발작이 멈추지 않는 환자 19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2개의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시험에서 위약투여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발작 빈도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발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발작소실’도 확인했다.
조 사장은 “뇌전증 환자에게 발작소실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마케팅에서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SK바이오팜은 대한민국 최초로 FDA 승인 혁신신약 2개를 보유한 유일한 제약사란 점을 기억해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