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피아 꼼수취업] 억대 연봉에 '누울 자리 깔았다'…옷 벗으면 '초고속 영전'

입력 2019-11-27 05:00 수정 2019-11-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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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넘어 유관기관에도 둥지...고액 연봉 대가 네트워크 악용 우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퇴직자들의 금융업계 고위직 재취업 기간이 평균 6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퇴직자 절반가량은 1개월 안에 재취업에 성공했다. 퇴직 전에 이미 재취업 대상 금융회사가 정해졌다는 의미다. 금융시장에선 이들의 초고속 재취업을 놓고 ‘금피아 특혜 취업’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공적 업무를 담당하던 이들의 역량이 ‘고액 연봉’을 대가로 퇴직 후 사적인 업무에 활용되는 사례가 도마에 올랐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위, 금감원 퇴직자를 억대 연봉을 주고 데려오는 이유는 그 사람들의 업무 능력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를 보는 것”이라며 “금피아 재취업은 공정을 지향하는 문재인 정부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퇴직자 6개월 만에 초고속 재취업… 고액 연봉은 덤 =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실이 올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현황’ 자료를 보면 201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재취업 한 금융위·금감원 퇴직자는 총 74명이다. 이들 중 26명(35%)은 재취업까지 1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56명(75%)은 재취업까지 6개월을 넘기지 않았다.

특히 재취업에 성공한 퇴직자의 65%인 48명은 관련 금융권에 재취업했다. 금융업계로 취업한 이들 중 41%에 해당하는 20명이 한 달 내에 재취업에 성공했다. 이어 75%에 해당하는 36명의 재취업 기간은 6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들은 특정 기관의 원장이나 전무이사, 연구위원이 되거나 금융기업의 감사위원, 상무, 감독이사 등 주로 고위직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새롭게 얻은 직함의 무게만큼 고액 연봉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유관업계로 취업한 금융위 퇴직자는 2명으로 올해 4월과 7월 각각 금융결제원 원장과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 재취업됐다. 이들은 1개월, 2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금융위 퇴직자 1명이 퇴직 후 8개월 만에 KB캐피탈 상근감사위원으로, 2017년에는 금융위 퇴직자 2명이 같은 해 8·9월 각각 한국금융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의 초빙연구위원으로 재취업됐다. 이들은 퇴직 후, 새 둥지를 틀기까지 2개월이면 충분했다..

금융위 퇴직자는 유관기관에도 손을 뻗쳤다. 금융위 퇴직자는 △2016년 2월 금융 관련 보안 시스템을 개발하는 코나아이 비상근고문 △6월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원 △7월 생명보험협회 전무이사 △8월 한국자금중개 대표이사 △10월 전국은행연합회 전무이사로 재취업했다.

특히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금융위 퇴직자들은 3년 연속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2015년에는 금융위 퇴직자 5명이 퇴직 후 1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재취업에 성공했다. 이들은 각각 같은 해 △3월 현대캐피탈 전무 △4월 한국자금중개 전무이사 △5월 금융보안원 교육센터장 △6월 한국금융투자협회 부장 △7월 삼성카드 부장으로 재취업됐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재취업할 때 유관업계로 가는 비율이 높다고 관행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취업 심사를 받기 위해서는 공직을 떠나야 한다”면서 “사퇴한 이후에 취업 심사를 받기 때문에 취업 심사에 통과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할 때 그만두기 때문에 재취업 문제를 특혜라고 하면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퇴직자, 금융투자회사·저축은행·증권사 고위직행(行) = 금감원 퇴직자 역시 △금융보안원 △보험연수원 △한국금융연수원 등 유관기관장 자리에 오르거나 금융투자회사나 저축은행, 증권사 고위직으로 재취업했다. 이들 역시 1, 2개월 만에 초고속 재취업 성공 사례를 남겼다.

올해 금감원 퇴직자 2명은 4월과 6월 무궁화신탁 고문과 디에스투자증권 감사로 퇴직 후 1개월 만에 재취업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퇴직자 2명이 같은 해 2월과 3월 아주캐피탈 내부감사총괄임원과 전북은행 상임감사위원으로 퇴직 후 1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재취업했다.

같은 해에 재취업한 퇴직자 4명은 각각 금융보안원 원장, 보험연구원 초빙연구자문위원, 한국금융안전 대표이사,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원으로 재취업했다. 2017년에는 퇴직자 2명이 각각 1월과 4월 하나금융투자 상무와 코스닥협회 상근부회장으로 퇴직 후 2개월 만에 재취업에 성공했다.

2016년에는 퇴직자 9명이 관련 금융업계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이들 중 6명은 같은 해에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 전무 △한국투자증권 차장 △신한금융투자 상근감사위원 △유진투자증권 경영임원 △롯데카드 감사 △신용협동조합중앙회 검사감독이사로 퇴직 후 1개월 만에 재취업했다. 나머지 퇴직자는 △하나금융투자 차장 △디에스자산운용 비상근 고문 △신용협동조합중앙회 순회감독역으로 재취업했다.

2015년에는 퇴직자 6명이 관련 금융권에 재취업했다. 이들 중 2명은 같은 해 4월과 12월 금융보안원 원장으로 갔다. 또 다른 퇴직자 2명은 7월과 10월에는 보험연수원 원장, 한국금융연수원 원장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나머지 퇴직자 2명은 같은 해 3월과 10월 각각 교보증권 소비자보호실본부장과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로 재취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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