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세계 최초의 신기술을 적용한 초저유황선박유(VLSFO) 생산공정을 개발, 국내 특허를 출원하고 이달부터 제품을 본격 판매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는 강화된 국제해사기구(IMO) 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고도화설비 일부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 ‘VLSFO 생산공정’으로 변경하고 최근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1988년 국내 처음으로 고도화설비를 도입한 이래 축적한 중질유 처리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황 함량 0.5% 미만인 친환경 선박유를 ‘초저유황선박유’로 총칭한다. IMO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2020년부터 전 세계 선박유 황 함량 상한선을 0.5%로 제한하는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시행한다. 2012년 4.5%에서 3.5%로 낮춘 지 8년 만에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혼합유분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아스팔텐 성분을 완벽히 제거하는 세계 최초의 신기술을 이번 공정에 적용했다. 아스팔텐은 필터, 배관 등의 막힘을 야기, 선박의 연비를 떨어뜨리고 심할 경우 연료의 정상주입 자체를 불가능하게 한다.
독자적인 처리 기술로 혼합유분의 안정성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현대오일뱅크는 다양한 유분을 폭넓게 배합해 초저유황선박유 수요 증가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기존 설비를 활용해 투자비를 최소화하고 시장수요에 맞춰 기존 모드와 초저유황선박유 생산 모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VLSFO는 기존 선박유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IMO 2020 이후 VLSFO 수요 증가에 따라 두 제품 간 가격 차는 더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관련 글로벌 리서치 ‘에너지 애스펙트(Energy Aspects)’는 내년 전 세계 해상연료유 수요 300만B/D(1일당 배럴) 중 VLSFO 점유율이 50%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고, 향후 200만B/D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국내외 업계 역시 새로운 IMO 규제에 대비, 기존 벙커유를 추가 탈황할 수 있는 고도화설비를 신·증설하고 황 함유 정도가 다른 여러 유분들을 배합해 물리적으로 황 함량 기준을 맞추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강화된 환경규제를 대비, 핵심 원천기술 개발을 지속 해왔다”며 “앞선 기술로 초저유황선박유에 대한 장기계약 물량을 이미 다량 확보하는 등 앞으로도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