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친 브라질 헤알화(?)…채권 저가매수 기회 오나

입력 2019-11-2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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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달러 대비 헤알화 6.97%↑ 채권금리도 올라 채권값 하락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의 가치가 사상 최저로 추락하면서 브라질 채권 투자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규모 환차손으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어서다. 다만 증권업계는 헤알화 가치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시점으로 평가하면서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조언한다.

달러 대비 헤알화 환율은 26일(현지시간) 4.253헤알로 전날보다 1.09% 상승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헤알ㆍ달러 환율은 1달러로 살 수 있는 헤알 가격으로 높으면 높을수록 달러 대비 헤알의 가치가 낮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11월 들어 헤알화 가치는 급락한 데 반해 국채 금리는 오히려 증가해 채권값을 떨어뜨렸다. 헤알ㆍ달러 환율은 지난 1일 3.976헤알로 26일까지 6.97% 올랐다. 이 기간 브라질 국채 10년물 금리는 6.41%에서 6.99%로 0.58%포인트 상승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값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브라질 채권 투자자는 환ㆍ금리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10월 브라질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개혁안이 의회를 최종 통과하면서 브라질 채권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된 바 있다. 이 개혁안은 연금 수령 연령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연금 납부 기간을 늘리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8000억 헤알(약 222조4080억 원) 규모의 재정을 절감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하지만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지며 통화 약세가 나타났다.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여전히 1% 수준의 경제 성장률로 통화가치 하락이 지속된 것이다. 게다가 주변 남미 국가들이 정치적 불확실성에 빠지며 통화 가치가 급락하자 헤알화 약세를 가중했다. 8월 아르헨티나의 예비대선에 좌파 후보가 압승했고 11월에는 칠레가 폭동을 겪은 것이다. 또 연금개혁 이후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민영화 등 추가 개혁 법안이 의회에 발목 잡혀 있는 내부 상황도 헤알화 가치 하락을 부추겼다.

다만 증권업계는 현재 헤알화 가치가 바닥에 있다고 보고 분할 매수에 나설 때로 보고 있다. 특히 리스크 지표인 CDS프리미엄이 지난달부터 크게 낮아지며 헤알화 가치와 큰 괴리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의 기준금리 인하도 내년 상반기 중에 추가 인하 이후 상당 기간 동결이 예상되며, 실질적으로 브라질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아르헨티나와 칠레 이슈도 점진적으로 완화될 전망”이라며 “기준금리 인하와 연금개혁안 최종 통과로 민간소비 및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2%대 성장률 달성과 추가 구조 개혁안 통과 시 헤알화 가치는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저가 매수 관점에서 분할매수를 추천한다”며 “높은 이자수익과 비과세의 혜택으로 소폭의 환 손실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의 헤알화는 전 고점인 지난 2018년 10월 수준을 웃돌았으나, CDS 프리미엄은 2018년 10월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헤알화의 추세적 약세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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