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67년 만에 반도체 사업 접어…대만 누보톤에 매각

입력 2019-11-2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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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마찰로 적자 탈출 요원해지자 결국 정리

▲일본 도쿄도 나가오카쿄시에 있는 파나소닉반도체솔루션 본사 전경.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도쿄도 나가오카쿄시에 있는 파나소닉반도체솔루션 본사 전경.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파나소닉이 67년 만에 반도체 사업을 접는다. 파나소닉은 대만 누보톤테크놀로지(Nuvoton Technology)에 적자가 계속됐던 반도체 사업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28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적자에 허덕이던 반도체 사업의 재건을 목표로 해 왔지만 미·중 무역 마찰로 적자 탈출이 요원해지자 결국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

파나소닉은 반도체 개발과 제조, 판매를 담당해온 지분 100%의 자회사인 파나소닉반도체솔루션을 누보톤에 넘긴다. 파나소닉이 지분 49%,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타워재즈(TowerJazz)가 51%를 각각 출자한 합작 벤처 파나소닉타워재즈세미컨덕터도 내놓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업체는 도야마현과 니가타현에 있는 총 3개 공장에서 이미지 센서 등의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1952년 네덜란드 필립스와 합작사를 설립,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외에서 적극적으로 공장을 넓히고 자사 가전제품에 폭 넓게 반도체가 탑재되면서 1990년 전후로는 반도체 매출 기준 세계 톱10 기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TSMC 등 한국과 대만 세력의 대두로 몰락하기 시작했다.

TV와 디지털카메라 등의 판매 둔화 영향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자 2014년에는 반도체 공장 3곳을 타워재즈와 공동 운영하는 것으로 바꿨다. 오카야마현과 가고시마현에 있던 공장을 폐쇄하고 올해 4월에는 일부 사업을 일본 반도체 기업 로옴(Rohm)에 매각하는 등 반도체 재건을 목표로 한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아울러 차세대 자동차 시장을 노리고 전기자동차 배터리 관리에 사용하는 반도체 관련 사업도 강화했다. 그러나 사업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도 미·중 무역 전쟁에 따른 수요 침체 영향으로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자 아예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파나소닉반도체솔루션은 올해 3월 마감한 2018 회계연도에 922억 엔(약 9920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235억 엔에 달했다.

파나소닉 전체의 2019 회계연도 영업이익 전망은 전년보다 27% 감소한 3000억 엔이다.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사장은 전사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적자 사업 박멸’을 경영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반도체 사업 매각 발표는 내년까지 LCD 패널 생산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발표한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그만큼 적자 사업을 매각하거나 아예 철수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누보톤은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 자체 제품 생산과 타사 위탁생산을 사업 양대 축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9% 늘어난 100억 대만달러(약 3864억 원)를, 순이익은 3% 증가한 7억1100만 대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대만 반도체메모리 업체 윈본드일렉트로닉스(Winbond Electronics)가 누보톤 지분 약 60%를 보유하고 있다. 누보톤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술력에는 정평이 난 파나소닉 반도체 사업을 손에 넣으면서 자동차와 산업용 반도체를 향후 주력 사업으로 한다는 전략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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