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지도·날씨 앱에 크림반도를 러시아령으로 표시해 논란

입력 2019-11-2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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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압력

▲애플이 러시아 국내에만 적용되는 아이폰 앱에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러시아령’으로 표시해 논란이다. 출처:AFP연합뉴스
▲애플이 러시아 국내에만 적용되는 아이폰 앱에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러시아령’으로 표시해 논란이다. 출처:AFP연합뉴스
미국 애플이 아이폰의 지도와 날씨 앱에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러시아령’으로 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러시아 하원의 요청을 받아들여 러시아 국내에서만 표시를 바꾼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 사회는 러시아에 의한 일방적인 병합이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 정부 역시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28일 AFP통신에 따르면 애플의 지도 및 날씨 앱을 러시아 국내에서 사용하면 흑해(Black Sea)에 위치한 크림반도와 크림반도의 주요 도시 세바스토폴(Sevastopol), 심페로폴(Simferopol)이 러시아령으로 표시된다. 해당 앱을 프랑스에서 사용하면 크림은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은 것으로 표시된다.

애플은 당초 크림의 귀속을 불명확하게 하고, 우크라이나의 표기를 지운다는 대응을 취했으나 최근 몇 개월에 걸쳐 러시아와 협의를 계속해왔다.

러시아 하원은 안전보장 관련 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와실리 피스카료프 의원과 애플의 러시아 법인 대표 간 회담 후에 성명을 발표했다. 피스카료프 의원은 “애플이 러시아 헌법에 준거해 의무를 다했다”며 “앞으로도 러시아 헌법과 러시아 주권을 외국의 간섭에서 보호하는 것에 관한 문제를 러시아 의회와 감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피스카료프는 크림을 러시아 영토로 표시하는 것은 법률 위반에 해당된다며 5월부터 변경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애플의 표시에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며 수정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바딤 프리스타이코 외무장관은 “마음 일부를 최악의 적에게 도난당했다”고 항의했다. 리투아니아의 리나스 린케비츄우스 외무장관도 28일 트위터에 “크림은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영토”라고 강조하며 애플에 수정을 요구했다.

앞서 애플은 ‘범죄인 인도법’을 둘러싼 홍콩의 반 정부 시위를 둘러싸고도 시위대가 사용하던 앱 배포를 중국 정부의 비난을 받고 중단한 바 있다.

한편, 같은 IT(정보·기술) 거인인 구글은 자사의 지도에서 크림을 러시아령으로도, 우크라이나령으로도 표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구글의 지도는 크림의 지명을 우크라이나어가 아닌, 러시아어로 표시하고 있고, 크림과 그외 우크라이나령을 가르는 사실상의 경계를 나타내는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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