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시장에서 외면받던 제조업 기업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상장 후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정부의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 기업 활성화 정책에 더해 개별 기업 호재가 맞물리며 투자심리가 호전됐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부터 상장한 제조업 기업 6개의 평균 수익률은 45.2%다. 센트랄모텍이 공모가(6000원) 대비 185.5% 상승해 가장 높았고, 아이티엠반도체(29.7%), 티라유텍(28.3%) 등 순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 센트랄모텍의 경우 상장 이후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주가가 상승했다. 전기차 증가 등으로 차량 부품 경량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제품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티엠반도체는 애플 ‘에어팟 프로’용 배터리 보호회로를 공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시점부터 급등했다. 애플 외에도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도 고객사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 IPO 기업 흥행은 공모 과정에서부터 이어졌다. 제조업 기업들이 수요예측 경쟁률 최고 기록을 연달아 갈아치우며 공모가를 희망 밴드 최상단에 연이어 확정했다.
지난달 케이엔제이가 1144대 1로 코스닥 역대 최고 수요예측 경쟁률을 갈아치운 지 일주일도 안 돼 티라유텍이 1240.9대 1로 갱신했고, 이번 달에는 씨에스베어링이 1246.86대 1로 또다시 기록을 새로 썼다. 센트랄모텍도 862대 경쟁률을 보였는데, 이는 올해 상장한 코스피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제조업 저평가 기조로 인해 공모가를 낮게 책정하거나 공모 철회 사례까지 나온 지난해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 연말 상장한 자동차 부품기업 대유에이피는 2017년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5배 수준으로 기업 가치를 산정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3000원이라는 공모가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 경쟁률은 299대1 수준에 그쳤다. 자동차 부품회사 프라코, 전자부품 업체 드림텍은 IPO 절차를 중단하기도 했다.
올해 상장을 진행한 제조업 업체 임원은 “무엇보다 대형 고객사를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이 나고 있다는 점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이 많았다”라며 “공모 과정에서 이를 강조했고, 적절한 전략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