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이 혁신성장의 답이다(26)]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 “부자 사장님 만드는 플랫폼 될 것”

입력 2019-12-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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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목표, 40호 점까지 오픈”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운로 고스트키친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운로 고스트키친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신산업으로 여겨지던 공유주방이 레드오션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10개가 훌쩍 넘는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에 한창이다. 2017년 법인 설립 뒤 올해 2월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든 공유주방 ‘고스트키친’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차별화 요인으로 꼽는다. 주문 시 배달 접수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독보적인 기술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만난 최정이(44) ‘단추로끓인수프’ 대표는 고스트키친만의 경쟁력을 조목조목 이야기했다. 고스트키친은 여러 공유주방 종류 중 배달형 공유주방에 속한다. 최 대표는 배달음식이 홀 장사보다 난이도가 높다고 정의했다. 그는 “운영 면에서 배달원이 사고가 나는 등 테이블을 받는 접객보다 변수가 많고 관리가 어렵다”며 “고스트키친은 사장님들이 조리에만 집중할 수 있게 운영을 대신해준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고스트키친은 빈틈없는 운영을 위해 주문 접수 시스템 ‘발가락’을 개발했다. 발로 쓸 수 있을 만큼 쉽고 편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존에 있던 주문 솔루션은 가게별로 타케팅 해 40개의 업장이 있으면 40개의 솔루션을 적용해야 했다. PC가 40개 필요하다는 말이다. 만약 사업이 성장해 업장이 1000개가 되면 1000개의 PC가 필요해진다. 발가락은 이 같은 불편을 완화하는 통합 주문 접수 시스템이다.

고스트키친은 규제 이슈를 피하는 동시에 안전성을 높이는 방편으로 키친마다 칸막이를 설치하고, 사업자 등록을 따로 내고 있다. 현행 식품위생법상 한 장소에 여러 사람이 사업자등록을 낼 수 없다.

최 대표는 “제조형 공유주방은 다를 수 있지만, 배달형은 피크 시간이 정해져 있다”며 “몰리는 시간이 있어 공간을 분리해 쓰는 게 작업 효율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규제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위생 때문에 벽을 세우는 게 낫다고 봤다”며 “하나의 키친에서 식재료 위생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옆에 키친에 피해를 안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가 26일 서울 고스트키친 2호점 강남역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가 26일 서울 고스트키친 2호점 강남역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최 대표는 2014년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앱 ‘배달의민족’에 합류했다. 투자 유치를 담당하는 임원으로 재직하며 2016년 ‘배민키친’ 론칭을 이끌기도 했다.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기업)을 뛰쳐나와 공유주방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인 데 관해 “배달음식 시장이 어떤 식으로 발전하는지 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배달음식 시장의 글로벌 트렌드, 시장 규모 등을 파악하면서 배달 이후 버전이 뭘까 고민했다”며 “배달음식의 수요가 늘면서 당면하는 문제는 ‘오프라인 운영’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배달의민족은 그가 나온 뒤에도 계속 성장 가도를 밟고 있다. 한 번이라도 퇴사를 후회한 적 없냐는 물음에 그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배달의민족을 다니면서도 큰 일을 끝내고 한가한 때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평온함을 못 견디는 성향 때문이다. 그는 “오늘도 되게 평온한 하루인데 이러면 불안하다”며 “어쩔 수 없이 창업이 적성에 맞는다는 걸 느낀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 대표는 우아한현제들 퇴사 뒤 2017년 ‘밥투정’, ‘난나파스타’ ‘도쿄밥상’ ‘도쿄카레’ 등 네 개의 식당 브랜드를 냈다. 이후 올해 2월 스핀오프해 고스트키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도 밥투정과 난나파스타는 운영하고 있다.

고스트키친은 1호점 삼성정, 2호점 강남역점에 각각 26개, 14개의 키친이 영업을 하고 있다. 송파에 짓고 있는 3호점은 이달 완공될 예정이다. 내년 1분기까지 6호점, 내년 하반기까지 40호점을 여는 것이 목표다. 입점을 위한 보증금은 1000~1200만 원 선이며, 삼성점 월세는 150만 원, 강남역은 170만 원이다. 관리비는 두 곳 모두 20만 원이다.

그는 “입점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3000만 원이 넘는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해 초기 비용을 안 들여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실패할 확률이 높은 자영업 시장에서 실패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공유주방의 장점”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택시업계와 타다 간 갈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냈다. 그는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변화의 관점에서 사안을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정부가 누구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대체되는 일자리에 관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것”이라며 “산업혁명을 거쳤다고 해서 기계에 대체된 노동자들이 굶어 죽은 것은 아니지 않냐”고 덧붙였다.

누적투자액이 124억 원에 달하는 고스트키친은 향후 지속적인 투자 유치에 힘쓸 예정이다. 온라인 서비스와 달리 인프라 사업인 탓에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최 대표는 “공유주방 사업은 확장이 곧 시설투자”라며 자본이 많이 드는 비즈니스라고 단언했다.

그는 올해 범람한 공유주방 시장이 내년부터 어느 정도 정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달의민족 때 경험을 비쳐 본 결과다. “2014년 배달의민족에 합류했을 때 100개 정도의 배달 앱이 있었는데 지금은 시장에서 의미있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서비스가 극소수이지 않냐”며 “마찬가지로 공유주방도 업체들도 내년부터는 하나씩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단순히 규모에 따라 성패가 나뉘는 게 아니라 자영업자들에게 소구하는 점이 명확한 업체들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최 대표는 맥도날드의 사례를 인용해 고스트키친의 미션을 밝혔다. 그는 “케첩 업체, 패티 만드는 업체 등이 맥도날드를 통해 전에 없이 생산량을 늘렸기 때문에 ‘역사상 맥도날드의 창업자인 레이 크록보다 백만장자를 많이 만든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며 “고스트키친도 외식업자들을 부자로 만들어 주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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