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미국에서 1년 중 소비가 가장 활발한 시기다. 올해는 28일 추수감사절 저녁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제히 판매를 시작, 29일 ‘블랙프라이데이’부터 12월 초에 걸쳐 절정을 맞는다.
전미소매업협회(NRF)는 올해 쇼핑시즌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 증가한 1048달러(약 124만 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쟁의 주요 무대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인터넷으로 옮겨간 건 분명해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연말 쇼핑시즌(11~12월) 매출이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13.2% 성장하는 한편, 실제 매장은 2.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할인율이 최대가 되는 ‘사이버 먼데이(12월 2일)’의 하루 매출은 94억 달러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제히 세일이 시작되는 11월 ‘블랙 프라이데이(75억 달러)’를 앞지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어도비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통한 상품 구매는 온라인 총 매출의 36%를 차지한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28일 오후 5시 개점과 동시에 정문에서 기다리던 1000여명이 우르르 몰렸다. 가장 두드러진 건 중국인 관광객들이었다. 이들은 입구 근처에 설치된 40% 할인 판매하는 고급 가방과 화장품들을 차례로 쓸어담았다. 한 주부는 “백화점이 없어질 지도 몰라서 직접 왔다”고 말했다.
8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백화점 바니스뉴욕은 이번 주 내내 35% 할인을 내걸었다. 바니스뉴욕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까지 영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지만, 2020년 이후에는 미국 내 거의 모든 매장을 폐쇄할 계획이다.
인터넷 상에서는 “TV용 단말기를 샀다” “대형 LCD TV가 너무 싸다” 등 온라인 유통 공룡 아마존에서 너무 싸게 구입했다는 게시물이 잇따랐다. 소비자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용 전자제품과 장난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아마존은 28일 밤 인공지능(AI) 스피커를 40% 할인된 가격에 팔았고, 애플의 이어폰 ‘에어팟’은 20% 할인 판매했다.
오프라인 유통 공룡 월마트도 온라인 몰에서 LCD TV와 노트북 컴퓨터를 40% 인하된 가격에 팔며 아마존과 경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