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금융지주시대 열었다

입력 2008-09-05 12:32 수정 2008-09-0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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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매수청구 11.38% 불과...29일 공식 출범

최근 주가 하락으로 지주회사 전환에 애를 먹었던 국민은행이 금융지주 시대를 활짝 열었다.

5일 국민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큰 폭의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지주사 전환에 반대하는 주식매수청구 주식수가 3826만3249주(11.375%)에 그쳐 지주사 전환 작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당초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반대주주의 비율은 17.4% 수준이었으나 상당수가 실제 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은 셈이다.

◆주가 등락에 울고 웃고

국민은행은 지난달 25일 임시주주총회 당시만해도 참석주주의 89.3%가 찬성하면서 기분좋게 첫번째 관문을 통과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주총일 이후 주가가 사흘 연속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달 28일 시가가 6만원까지 올랐고 다음날 종가도 6만원에 근접하면서 낙관적인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지난 1일 국내증시와 외환시장이 동반 충격에 휩싸이면서 국민은행 주가도 무려 4100원(6.84%)이나 빠졌다.이어 3일에도 4% 가까이 하락하면서 시장에서는 자칫 지주사 전환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기도 했다.

이후 지주사 전환에 사전반대한 주주의 비율의 17.4%라는 게 알려지면서 시장에서는 지주사 전환 성공이 기정사실화 됐다.

지주사 전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를 통해 차익실현을 하려면 지주사 전환이 성공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주식 일부는 어쩔 수 없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일부 주주들의 이같은 '전략적 선택'으로 주식매수청구는 12%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최종 마무리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주사 전환에 사전반대한 주주의 비율이 20% 이상이었다면 현재의 주가 흐름에서는 자칫 지주사 전환이 무산될 수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17.4%는 차익실현을 꾀하는 주주들의 전략적인 선택으로 지주사 전환에는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 경쟁 본격 돌입

국내은행의 '맡형'이었던 국민은행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됨에 따라 국내 금융권은 금융지주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리금융과 신한지주가 선두 다툼을 벌이고 하나금융이 뒤좇아 가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게 되어 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 신한지주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는 국민은행과 KB투자증권, KB부동산신탁, KB창업투자, KB신용정보, KB자산운용, KB데이타시스템, KB선물 등 8개 자회사와 KB생명을 손자회사로 거느리게 된다.

총 자산으로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299조원으로 우리금융지주(318조원), 신한금융지주(304조원)에 이어 3위 수준이지만, 막강한 자금력과 영업채널은 타 금융지주사들보다 우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신임 황영기 회장이 M&A(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마당이어서 총자산 기준의 서열은 현재로서는 무의미한 상황이다.

황 회장은 지난달 25일 주총 개최 후 "은행과 비은행 가릴 것 없이 모든 회사를 대상으로 인수ㆍ합병(M&A)을 검토하겠다"면서 "지주사 전환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우리금융과 신한지주도 이에 대응해 M&A를 통한 지속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설 가능성 커 향후 금융권에 본격적인 '금융大戰'이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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