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물가수준을 의미하는 국내총생산 디플레이터(GDP 디플레이터)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4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역대 최장 기록도 갈아치웠다. 반도체 가격하락에 따른 수출부진에다, 국내 소비자물가(CPI) 하락에 따른 내수부진이 겹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한분기만에 상승폭이 둔화했고,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해외배당수입 증가로 실질 GDP보다 높았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내구재(-1.7%)가 줄었으나 승용차 등 내구재(1.1%) 등이 늘어 0.2% 증가했고,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1.4% 늘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8.6%) 늘어 0.6%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4.6%, 수입은 운송장비 등이 늘어 1.2% 각각 늘었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6.4%) 및 토목(-4.9%) 건설이 모두 줄어 6.0% 감소했다.
기여도 측면에서는 민간과 정부가 각각 0.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또한 각각 속보치와 같다. 내수는 -1.0%포인트를, 순수출은 1.4%포인트를 보였다. 속보치 대비 내수는 0.1%포인트 감소했고, 순수출은 0.1%포인트 늘었다.
명목 GDP는 전기보다 0.1%(전년동기대비 0.4%) 증가에 그쳤다. 이는 2분기 1.5%(전년동기대비 1.3%) 이후 증가폭이 줄어든 것이다.
부문별로는 재고를 제외한 내수 디플레이터가 1.0%를 기록해 2016년 2분기(0.6%) 이후 가장 낮았다. 수출 디플레이터는 -6.7%로 2016년 3분기(-10.0%)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이 지난해 4분기부터 조정을 보였고, 화학제품도 부진했다. 수출가격 하락과 교역조건 악화가 이어졌다. 여기에 농산물 및 재화가격 하락으로 3분기 CPI가 0%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부진이 이어지면서 내수 디플레이터도 끌어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질 GNI는 전기대비 0.6%(전년동기대비 0.4%) 증가했다. 교역조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실질 GDP가 증가한데다 해외배당수입이 크게 늘면서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직전분기 3조9000억원에서 6조2000억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총저축률은 전기대비 0.4%포인트 상승한 35.0%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4분기(35.3%) 이후 최고치다. 반면, 국내총투자율은 건설투자(-4.1%)가 줄면서 전기보다 1.5%포인트 하락한 30.4%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3분기(30.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