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중이라"...'배터리 성과' 전시도 사양한 LG화학·SK이노

입력 2019-12-03 10:00 수정 2019-12-0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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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 침해, 특허 소송 중 원재료 등 공개 부담 작용한 듯

(출처='과학기술 50년사' 3편 캡쳐)
(출처='과학기술 50년사' 3편 캡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양사가 배터리 개발에 기여한 공을 전시하기 위한 자리도 한사코 거부하는 등 ‘소송전’에 극도로 예민한 분위기다.

3일 배터리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국립중앙과학관은 이달 말부터 ‘과학한국, 끝없는 도전 특별전’이라는 주제로 특별 전시를 진행할 계획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 발전과 성과를 짚어보기 위한 기획이다.

전시에는 배터리 관련 섹션도 포함됐다. 전시 구성안을 보면 ‘선도를 위한 도전, 삶을 혁신하다’ 존에 ‘배터리(1988 리튬이온전지 개발, SK/LG화학 주도 이차전지 제조 기술)’이라고 적혀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전시를 위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에 관련 제품과 홍보 동영상 등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양사는 모두 “배터리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어려울 것 같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국립중앙과학관 관계자는 “배터리 팩 등 원재료와 완제품을 모두 전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서도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배터리는 다른 시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등은 현재 소송 중인 영업비밀 침해나, 특허 관련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수 있어서 조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LG화학이 배터리의 개발과 발전에 차지한 공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의 토대는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간한 ‘과학기술 50년사’다. 이 책자 중 배터리 부문을 보면 “LG화학은 1995년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개발에 착수해 1998년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전지 개발에 성공했다”며 “LG화학은 현재 세계 최고의 리튬이온전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이 광범위한 증거인멸과 법정 모독 행위 등을 벌였다”며 조기 패소 판결 등 제재를 ITC에 요청했다.

SK이노베이션이 △증거보존 의무를 무시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증거인멸 행위 △ITC의 포렌식 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법정 모독 행위를 벌였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해 “이번 조사와 관련된 문서들을 삭제한 것은 유감이지만 LG화학이 주장하는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여러 요소를 증명하는 의무를 저버리는 것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하며 반박했다.

ITC의 불공정 수입 조사국은 LG화학의 조기 패소 결정에 대해 “해당 요청은 수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담긴 통지문을 캐머런 엘리엇 행정판사(ALJ)에게 전했다. 이후 LG화학은 4건의 추가 증거도 제출했다.

엘리엇 판사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입장, 그리고 불공정수입조사국의 입장 등을 고려해 조기 패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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