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열렸지만…흥행 못하는 사모 재간접펀드

입력 2019-12-03 15:25 수정 2019-12-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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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최소 투자금액을 폐지하는 등 사모투자 재간접펀드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낮은 수익률과 함께 라임사태 이후 사모펀드에 대한 투심 변화가 이유로 꼽힌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 사모투자 재간접펀드 6종에서 191억3075만 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최근 한 달로 범위를 좁혀 잡아도 102억4586만 원이 빠져나갔다.

가장 유출이 많았던 펀드는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혼합자산자투자신탁’으로 설정액이 최근 세 달간 184억6070만 원 줄었다. 이외에도 ‘신한BNPP베스트헤지펀드혼합자산투자신탁’에서 7억7757만 원, ‘삼성솔루션코리아플러스알파혼합자산투자신탁H’에서 7141만 원 등이 감소했다.

사모투자 재간접펀드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에 자산의 50%를 초과하는 금액을 투자하는 공모펀드다. 사모펀드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7년 5월 해당 펀드를 도입하면서, 무분별한 투자를 막기 위해 최소 투자금액을 500만 원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제한이 일반투자자의 투자 기회 확대를 막는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10월 금융당국은 최소 투자금액 제한을 폐지했다.

그러나 수익률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으면서 활성화 시도가 무색해졌단 분석이 나온다. 설정액 10억 원 이상인 사모투자 재간접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전일 기준 0.19%에 불과하다. 통상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는 사모펀드는 물론,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평균인 5.68%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펀드별로 보면 ‘KB헤지펀드솔루션혼합자산자투자신탁 C-F’ 클래스가 0.57%로 개중 가장 높았고, ‘NH-Amundi액티브헤지펀드크리에이터혼합자산투자신탁 Cf (0.39%)’,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혼합자산자투자신탁C-I (0.30%)’ 등이다. 3개월 수익률이 1%대를 채 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파생결합펀드(DLF)ㆍ라임자산 등 사모펀드 관련 논란이 사모 재간접펀드 투심에 영향을 미쳤단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모펀드 규제가 강화하면서 수익률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재간접펀드도 이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모펀드 이슈가 투심에 영향을 줬다고 보긴 어렵다”며 “새로이 펀드에 투자하려는 투자자의 경우 해당 펀드가 익숙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또 “사모펀드에 익숙한 사람들의 경우 재간접펀드를 통한 공모펀드 투자보다는 사모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각종 논란 이후에도 사모펀드에 대한 투심은 식지 않은 모양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사모펀드 순자산은 10월 16일 최초로 400조 원을 넘어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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