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GS그룹 성장 이끈 허창수 회장, 용퇴 후 '재계 어른'으로

입력 2019-12-03 14:33 수정 2019-12-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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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명예회장·GS건설 회장직 및 전경련 회장 활동은 이어가

▲2005년 GS 출범 CI 및 경영이념 선포식에 참여한 허창수 GS 회장 (사진제공=GS)
▲2005년 GS 출범 CI 및 경영이념 선포식에 참여한 허창수 GS 회장 (사진제공=GS)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내주고 재계 어른으로서 새 역할을 맡는다. 허 회장은 GS그룹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GS건설 회장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3일 GS에 따르면 허창수 회장은 그동안 소임을 다 했고, 이제는 신기술 발전에 따른 변화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며 용퇴를 선언했다.

허창수 회장은 GS 창업주인 고 허만정 선생의 3남인 허준구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48년 경남 진주시 지수면에서 태어났으며 1977년 LG그룹 기획조정실 인사과장으로 입사해 경영에 첫 발을 내디뎠다.

LG상사, LG화학 등 계열사에서 인사, 기획, 해외 영업ㆍ관리 업무 등을 거치며 실무 경험을 쌓았고 LG전선 회장과 LG건설(현 GS건설) 회장을 역임했다.

허 회장은 2004년 LG 구씨 일가와 잡음 없이 동업관계를 정리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 2005년 3월엔 GS그룹 첫 대표이사로 취임해 지금까지 15년간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대주주를 대표하면서 출자를 전담하는 지주회사인 ㈜GS의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출자 포트폴리오 관리와 사업 자회사 성과 관리 등을 했다.

그는 모든 의사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과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도 실천해서 지주회사를 체제를 정립했다.

그 결과 출범 당시 매출액 23조 원, 자산 18조 원, 계열사 15개 규모에서 2018년 말 기준 매출액 68조 원, 자산 63조 원, 계열사 64개 규모로 3배 이상 성장시켰다.

허 회장은 안으로는 내실 경영을 하면서 밖으론 과감한 인수합병(M&A)에 나섰다. 2009년 5월 ㈜쌍용 지분을 인수해 현재의 GS글로벌을 만들었고 그룹의 해외사업 역량을 키우는 계기를 마련했다.

2013년 12월에는 STX에너지를 인수해 풍력 발전 및 신재생 에너지 기업 GS E&R로 바꿨다. 2008년 대우조선 인수전에서는 전격적으로 포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보수적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해운업황 부진을 전망하며 발을 뺐다.

허창수 회장은 재계의 궂은일도 도맡았다. 반년 넘게 후임자를 찾지 못해 비상 체제로 운영되던 전국경제인연합회 제33대 회장으로 2011년 취임했다.

올해 2월 4번째 연임하면서 2021년까지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재계 ‘어른’으로서 어려움에 처한 전경련을 외면하지 못해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허 회장은 외교적 긴장이 형성되거나 한국 기업들의 사업에 어려움이 예상될 때는 재계 회의를 성사시키고 미국 의회에 촉구 서한을 보내는 등 전경련을 통해 민간 외교전을 펼쳤다.

허 회장은 남은 임기에 전경련이 민간 경제외교단체와 싱크탱크로 탈바꿈하도록 전력을 쏟는다는 각오다.

특히 허 회장은 소탈하고 예의 있는 품성으로 재계에서 존경을 받고 있다. 의전 인력을 데리고 다니기를 꺼리고 매일 새벽 조깅과 걷기 등을 하며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겨울에 국제 행사 참석을 위해 여의도에 진입하다가 교통체증으로 늦어지자 마포대교에서부터 걸어서 전경련 회관까지 갔다는 일화도 있다.

늘 새로운 정보를 얻는 데 관심이 많고 첨단 IT 제품도 스스로 연구하는 ‘얼리 어답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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