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의 비관…절반은 "결혼 안 해", 4명 중 3명은 "사회 불공정"

입력 2019-12-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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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보건복지협회 '2019년 2차 저출산 인식조사' 결과

청년 2명 중 1명은 결혼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명 중 3명은 현 사회에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가 통용되지 않으며, 실제로 사회의 불공정을 경험해봤다고 답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4일 발표한 ‘2019년 2차 저출산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청년 상당수는 결혼과 출산, 행복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조사는 10월 23일부터 6일간 20대 청년 1000명(남녀 각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실시됐다.

먼저 응답자들은 주관적 경제 상태에 대해 대부분 나쁘거나(32.3%) 보통(65.9%)이라고 답했다. 가족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재학생 81.0%, 휴학생 86.9%, 비정규직 근로자 46.6%, 정규직 근로자 28.0%였다. 응답자의 75.6%는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으며, 그중 37.8%는 아르바이트로 인해 학업·취업에 지장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93.7%는 취업을 위해 따로 강의를 수강한 적 있거나(75.6%), 현재 하고 있었는데(18.1%), 이들의 74.1%는 강의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생필품을 구매할 때 재정적으로 부담된다’는 응답도 25.7%나 됐다. 단 62.6%는 ‘재정상태에 대비해 비싸더라도 먹고 싶은 것은 사 먹는다’고 답했다.

‘결혼’에 연상되는 키워드는 가족·가정, 자녀, 사랑, 돈·자금, 행복, 주택 마련, 책임감, 안정감, 얽매임 순으로 나타났다. 비혼·혼족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47.8%에 달했으나, 비혼·혼족에 대해 사회가 우호적이라는 응답은 7.4%에 불과했다. 향후 결혼 의향에 대해 ‘하고 싶지 않은 편(39.3%)’이거나 ‘절대 하지 않을 것(8.0%)’이란 응답이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 됐다. 성별로는 남자가 상대적으로 결혼에 우호적이었다. 결혼을 꺼리는 이유로 남자는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므로’, 여자는 ‘양성 불평등 문화가 싫어서’를 1순위로 꼽았다.

우리나라 결혼제도에 대해서는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응답이 80.5%로 가장 많았다. 폐지 또는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각각 4.8%, 14.7%에 불과했다. 동성혼 인정과 생활동반자법 도입에 대해선 60.3%가 찬성했는데, 찬성 비율은 여자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자녀’에 연상되는 키워드는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 사랑, 기쁨·행복, 돈·경제력, 양육, 나의 일부, 가족, 희생 순이었다. 결혼하고도 의도적으로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가 39.5%에 달했으며,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는 응답도 56.9%(‘낳고 싶지 않은 편’ 41.5%, ‘절대 낳지 않을 것’ 15.4%)나 됐다. 그 이유로는 ‘이 사회가 아이를 키우기에 좋지 않아서(36.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애완(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응답자의 96.4%가 애완(반려)동물은 가족 구성원이라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31.3%는 ‘만약 결혼할 상대방이 애완(반려)동물 키우는 것에 반대한다면 결혼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노키즈존’에 대해서는 ‘가게 주인의 권리(61.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노키즈존을 선호한다(19.2%)’, ‘아이들의 인권이 존중받지 못하는 것이다(9.3%)’, ‘정이 없고 각박하게 느껴진다(7.7%)’ 순이었다.

한편, 현재 사회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가 통용되는지는 부정적인 응답이 74.0%에 달했다. 실제로 사회의 불공정함을 경험해 봤다는 응답도 74.2%였다. 불공정 경험은 여성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불공정성 경험 영역은 ‘임금 차이 등 경제적인 부분’, ‘취업·승진 등 직장 관련’, ‘진학·성적 등 학업 관련’ 순이었다. 남자는 경제적인 부분, 직장 관련, 학업 관련 순으로, 여자는 직장 관련, 경제적인 부분, 학업 관련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본인의 행복도는 10점 만점에 5.93점, 또래 세대는 4.87점으로, 본인보다 또래 세대가 더 행복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본인의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로는 경제력, 가족, 취미생활을 꼽았다.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준 것은 가족, 친구·지인, 인터넷·사회관계망서비스(SNS) 순이었다.

행복해지는 데 필요한 지원은 직장 관련(37.0%), 경제적인 부분(30.0%), 주택난(13.1%)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미래의 행복 전망에 대해선 ‘현재보다 더 행복해질 것’이라는 응답이 49.1%로 가장 많았으며, ‘비슷할 것’은 43.3%, ‘불행해질 것’ 7.6%였다.

신언항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은 “청년세대의 사회 및 행복에 대한 비관적인 평가가 높은 편이고, 연애·결혼·자녀·가족에 대한 가치관은 바뀌었으나 아직 사회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며 “그럼에도 미래 행복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어, 토론회를 통해 청년세대의 행복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방안이 제안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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