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IDT-HDC아이콘트롤스, 합병으로 무게추 기우는 이유

입력 2019-12-04 16:31 수정 2019-12-0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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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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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IDT를 그룹 계열사와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IT 시스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만큼 합병 효과가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4일 IB업계에 따르면 HDC그룹은 HDC아이콘트롤스가 아시아나IDT를 흡수합병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증손회사 처리 문제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현행 지주회사법상 아시아나항공이 100% 지분을 보유하지 못한 자회사들은 매각이 마무리된 시점부터 2년 안에 매각을 하거나 지분을 모두 인수해야 한다.

때문에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4.2%를 가지고 있는 에어부산과 76.2%를 보유한 아시아나IDT의 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매각 입찰이 진행되던 10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와 별도 회사가 돼도 충분히 독자 운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분리매각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IDT의 경우 항공업의 필수요소인 발권, 예약시스템이나 공항 IT 시스템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회사인 만큼 HDC그룹이 향후 항공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알짜기업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HDC그룹의 SI기업인 HDC아이콘트롤스와의 합병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시아나IDT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76.26%를, 우리사주가 3.91%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유동 주식이 20%에 불과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고 3일 종가(2만5750원) 기준 2860억 원 수준인 만큼 HDC아이콘트롤스의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예상이다.

HDC아이콘트롤스는 현금성 자산만 700억 원에 달하고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더 많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여력이 있다. HDC아이콘트롤스가 보유하고 있는 상호출자 제한요건 대상 지분은 3분기 기준 HDC(1.78%), HDC현대산업개발(3.38%), HDC영창(6.4%), 부동산114(25%) 등으로 이들의 장부가액 합산액만 1100억 원에 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4일 “일각에서 두 회사의 업종이 겹친다는 의견도 있지만 HDC아이콘트롤스는 건설 SI로 항공과는 완전히 다르다”면서 “아시아나IDT는 항공뿐만 아니라 요금소 없는 하이패스나 공항 보안시스템 등에서 선두주자인 만큼 활용 가치가 많아 내부적으로 인수 1순위 기업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아시아나IDT 보유 지분을 다른 방식으로 처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중 하나가 아시아나IDT를 다른 회사에 재매각하는 방법이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재매각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에 IT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시아나IDT를 굳이 보유할 필요가 있냐는 시각도 있다.

지분구조의 문제가 아니라면 아시아나IDT 자체는 IT서비스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항공 IT서비스라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저비용 항공사에 대한 IT 운영 시장도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특히 HDC아이콘트롤스와의 시너지를 충분히 검토하는 과정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발견될 경우 타 회사로의 재매각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또 다른 경우의 수는 아시아나항공이 아시아나IDT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잔여지분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것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합병이나 매각 등은 알 수 없다”면서도 “HDC아이콘트롤스와 아시아나IDT는 같은 SI 업체지만 중점 분야가 겹치지 않기 때문에 합병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인수에 나설 경우 HDC아이콘트롤스는 계열사 주식을 정리한 금액과 기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동원하게 될 것”이라면서 “계열사 주가와 아시아나IDT 주가가 계속해서 변하고 있는 만큼 인수를 위해 차입이 필요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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