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내부 논의를 거쳐 마련한 부패재산몰수법의 시행령 및 시행규칙 초안을 지난달 말 법무부에 보고했다. 이후 행정부처 간 협의와 입법예고, 국무회의를 거쳐 내년 초 시행될 전망이다.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시행되면 사기 등 서민다중피해범죄 피해자들에게 피해액을 돌려줄 수 있는 절차가 완비된다.
검찰은 일본 법무성의 피해회복급부금 지급제도를 입법례로 참고해 초안을 마련했다. 시행령에는 피해액 지급절차, 지급대상, 지급액 결정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범죄환수액은 안분 비례 원칙을 기본으로 피해자들에게 배당한다. 검찰 관계자는 “추후 법적 분쟁이나 부작용을 방지하는 방안까지 세세하게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행령 제정은 8월 개정된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부패재산몰수법)의 후속조치다. 개정안에는 사기죄 중 △범죄단체를 조직해 범행한 경우 △유사수신행위의 방법이나 다단계 판매의 방법으로 기망한 경우 △전기통신 금융사기에 해당하는 경우 피해 재산을 국가가 몰수ㆍ추징해 피해자에게 환부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수사기관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범인의 재산에 대해 몰수ㆍ추징보전할 수 있도록 해 신속한 범죄 피해 재산 동결이 가능하다. 사기 피해자들은 민사소송과 강제집행의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검사의 몰수ㆍ추징보전청구와 법원의 동결 결정을 거쳐 형사재판이 확정되면 피해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시행령은 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준 사기 사건에 우선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개정된 부패재산몰수법 이전에 선고가 확정된 경우 소급적용은 되지 않는다.
시행령의 첫 적용 예상 사건은 대검 서민다중피해범죄대응TF가 ‘1호 민생사건’으로 지정한 조은D&C 분양 사기다. 이 회사의 조모 대표는 투자자 414명에게 754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는다. 피라미드 방식으로 1785명에게 투자금 2608억 원을 모으고, 이 가운데 187억 원을 자신의 개인계좌로 빼돌린 혐의도 있다. 이 사건의 1심 선고공판은 이달 10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