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미군 철수 시 중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면 어떻겠냐”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 알려지자 즉각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는 4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개최한 국제회의에서 사회를 맡았다. 국제회의는 전환기 동북아 질서: 새로운 평화체제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찰스 쿱찬 조지타운대 교수 등 외교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문정인 대통령특보는 회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만약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한민군이 철수하면 중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고 그 상태로 북한과 협상하는 방안은 어떻겠냐"고 중국 측 참석자에게 돌발 질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핵우산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우방 핵전력에 의지해 국가 안전보장을 도모하는 것을 뜻한다. 적국이 핵 공격을 하면 우방이 대신 적국에 핵 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적국이 먼저 핵 공격을 할 의지를 꺾는 효과도 있다. 핵을 핵으로 대응하면 모두 자멸하므로 핵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핵이 없는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다. 1978년 한미연례 안보협의회를 통해 핵우산이 공식화됐다. 그러나 핵 공격을 받았을 때, 어떤 수준의 핵무기로 대응한다는 구체적 지침이나 계획이 없다는 한계도 지닌다.
문정인 대통령 특보의 발언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중국에 안보를 맡기자는 말이냐"고 반발했다. "현재 주적이 북한인데, 북한의 최대 동맹국인 중국의 도움을 받자는 말이냐"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찰스 쿱찬 조지타운대 교수 겸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한반도에 전쟁이 100% 없을 것이라고 너무 확신하지 말라"면서 "북한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현 정부의 안보 의식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