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8거래일만에,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5거래일만에 하락했다. 미중간 무역협상 소식에 일희일비하는 분위기다. 전날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간 1차 무역합의가 올해를 넘길수 있다고 언급한 여파로 장이 급등했다면, 오늘은 미중에서 합의가 잘 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21거래일 연속 매도에 나선 것은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같은기간 외인의 순매도규모는 5조원을 돌파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미중 무역협상과 외국인 주식매도 지속 여부를 주목하는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1200원 부근에서는 외환당국 개입경계감도 여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말 발표 예정인 미국 비농업고용지표가 부진할 경우 최근 원·달러 상승 분위기가 꺾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1192.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92.6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4.7원을 보였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6.3원(0.57%) 떨어진 1093.68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 28일 1.31원(0.12%) 하락 이후 첫 내림세다. 전날에는 1099.98원을 보이며 10월11일 1101.00원 이후 2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또, 12.35원(1.14%) 급등해 8월26일(21.13원, 1.86%) 이후 4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었다.
역외환율은 사흘만에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90.3/1190.6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8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언론에서 무역합의 타결 임박과 무역협상이 잘되고 있다고 하면서 원·달러가 역외부터 하락했다. 다만 외국인 주식 매도와 역송금 수요가 하단을 지지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루하루 미중 무역협상관련 헤드라인이 바뀌고 있다. MSCI 비중 조정에 따른 외국인 주식 매도가 언제 그칠지도 중요하다”며 “내일밤 예정된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도 지켜봐야할 변수다. 최근 미국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고용지표가 좋지 않다면 글로벌 달러화 약세에 따라 원·달러 상승 분위기도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에 원·달러가 오늘은 좀 빠졌다. 다만 오늘도 외국인이 주식을 팔았고, 주가도 하락함에 따라 원·달러 낙폭도 제한됐다”며 “하단 지지력은 있을 것 같다. 외국인 주식자금 이탈 경계감이 여전한데다 미중 무역협상도 합의 기대가 있지만 언제 뒤집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1200원에서는 당국 경계감도 여전할 듯하다”고 전했다.
오후 3시35분 현재 달러·엔은 0.09엔(0.08%) 오른 108.82엔을, 유로·달러는 0.0019달러(0.17%) 내린 1.1081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43위안(0.06%) 상승한 7.0538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8.15포인트(0.39%) 하락한 2060.7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사흘연속 내림세로 10월18일 2060.69 이후 2개월만에 최저치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660억600만원어치를 매도해 21거래일째 매도세를 지속했다. 이는 2015년 12월2일부터 2016년 1월5일까지 기록한 22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3년11개월만에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같은기간 외국인 순매도규모는 5조677억9900만원어치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