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앞에서 손도끼를 휘둘러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민철기 부장판사)는 5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한모(47)씨에 대해 9명 만장일치로 유죄 의견을 낸 배심원 평결을 받아들여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10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 3명을 손도끼로 무차별적으로 살해하려 했다"면서 "이런 묻지마 범죄의 경우에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중형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이날 한 씨 측 변호인은 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한씨가 '뇌파가 시켰다'거나 '성령의 말이 들린다'고 말하고 있다며, 당시 사건은 한씨가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씨도 재판 도중 여러 차례 발언권을 얻어 자신이 정부나 법원 등 국가권력으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는 등 횡설수설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거대 국가권력의 횡포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하지만, 그것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친형을 살해하려고 손도끼를 사전에 구입하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 씨가 심신미약이나 심신상실 상태였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판결에 앞서 "한 씨는 형식적인 사과조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면서 "이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해야 한다"며 무기징역과 함께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한 씨는 올해 6월 13일 오전 10시 23분께 서울 성동구의 한 어린이집 앞에서 손도끼를 휘둘러 원아의 할머니와 어린이집 교사, 같은 건물의 문화센터 강사 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피해자 3명 모두 머리에 중상을 입었고, 그중 1명은 팔과 손도 크게 다쳤다.
어린이집에는 당시 원아 50여 명이 있었으나 흉기에 다친 어린이집 교사가 재빨리 문을 잠가 어린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