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들은 이날 홍콩 재야단체 연합 민간인권전선 주최로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세계 인권의 날’ 집회에 참석했다. 홍콩은 앞서 지난 6월 9일 100만 명 이상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이후 지금까지 매 주말마다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는 집회 참석 이후, 오후 3시 무렵 홍콩 최대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를 지나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홍콩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머럴티, 경찰본부가 있는 완차이 등을 지나 홍콩의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까지 행진했다.
빅토리아 공원에 모인 홍콩 시민들은 “5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과 함께, ”광복홍콩 시대혁명“, ”폭력경찰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홍콩 경찰은 지난 8월 이후 처음으로 시위대 집회와 행진을 허가했다. 다만 주최 측에 평화적인 집회를 요구했다. 경찰은 비상시를 대비해 특수전술팀을 포함한 경찰 인력을 코즈웨이베이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이같은 집회 허용은 지난달 24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전체 452석 중 400석 가까이 ‘싹쓸이’하는 압승을 거둔 후, 달라진 정치 지형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다.
한편 경찰은 시위대 행진이 있기 몇 시간 전, 시위대 11명을 체포하고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사용 우려가 있는 9mm 반자동 권총과 기타 무기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민간인권단체는 경찰이 참가자들을 자극하지 않으면 집회와 행진이 평화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6월 반정부 시위 발생 이후, 최류탄과 화염병이 등장하는 등 경찰과 시위대가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최소 6000명이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