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무료급식소봉사’ 95세 정희일 할머니에 ‘LG 의인상’ 수여

입력 2019-12-09 11: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LG 의인상 제정 이후 역대 117명 가운데 최고령 수상자

▲33년째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해 온 정희일 할머니(95) (사진제공=LG)
▲33년째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해 온 정희일 할머니(95) (사진제공=LG)

LG복지재단은 지난 33년간 한결같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무료급식봉사를 이어온 정희일 할머니(95)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정 할머니는 LG가 2015년 LG 의인상을 제정한 이후 역대 117명 가운데 최고령 수상자이다.

정 할머니는 1986년 서울 영등포구에 무료급식소인 현재의 ‘토마스의 집’이 문을 연 이후 백세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짐 없이 급식봉사를 행하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토마스의 집은 1986년 당시 천주교 영등포동성당 주임신부였던 염수정 추기경(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 성당 인근 행려인들이 배고픔과 추위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천주교 신자들과 뜻을 모아 설립한 국내 최초의 행려인 대상 무료 급식소다.

하루 평균 500여 명, 연간 14만여 명에 달하는 가난한 이웃들이 이곳에서 한 끼를 해결하고 있다.

정 할머니는 설립 당시 “영등포 역전에 어려운 사람들이 많으니 그분들이 배고프지 않게 밥을 나눌 봉사자를 찾는다”는 염 추기경의 말에 봉사를 시작했다.

토마스의 집이 재정난 등으로 세 번이나 자리를 옮기는 동안에도 정 할머니는 묵묵히 다른 봉사자들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정 할머니는 토마스의 집이 문을 열지 않는 목요일, 일요일을 뺀 주 5일 동안 매일 아침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자택에서 버스를 타고 영등포역 인근 토마스의 집으로 출근해 한 끼를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새벽부터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해왔다.

지금은 고령으로 음식 조리와 배식 봉사를 하기도 어려워졌지만, 오전 8시부터 식탁을 행주로 닦고 수저와 물컵을 놓는 등 식사 준비를 하고, 식사를 마친 이들에게는 간식을 나눠주는 봉사를 계속하고 있다.

정 할머니는 오랜 기간 봉사를 이어오며 고된 노동으로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체력이 약해져 봉사를 그만두고 쉬는 게 좋겠다는 의사의 만류에도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봉사를 멈추지 않았다.

정 할머니는 “급식소를 찾는 사람들이 한 끼를 든든히 먹고 몸 건강히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에서 봉사를 한 것뿐”이라며 "당연한 일을 한 것이지 상을 받기 위한 봉사가 아니었다"고 LG 의인상 수상을 거듭 사양하기도 했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95세의 나이에도 할 수 있는 한 어려운 이들을 위한 봉사를 멈추지 않겠다는 정희일 할머니의 진심 어린 이웃사랑 정신이 우리 사회에 확산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LG복지재단은 그동안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들에게 수여하던 ‘LG 의인상’의 시상 범위를 올해부터는 우리 사회와 이웃을 위한 선행과 봉사로 귀감이 된 시민들로 확대해 지원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교통비 또 오른다?…빠듯한 주머니 채울 절약 팁 정리 [경제한줌]
  • 기본으로 돌아간 삼성전자…'기술-품질' 초격차 영광 찾는다
  • "비트코인 살 걸, 운동할 걸"…올해 가장 많이 한 후회는 [데이터클립]
  • 베일 벗은 선도지구에 주민 희비 갈렸다…추가 분담금·낮은 용적률이 ‘복병’[1기 선도지구]
  • [2024마켓리더대상] 위기 속 ‘투자 나침반’ 역할…다양한 부의 증식 기회 제공
  • 어도어ㆍ빅히트, 쇄신 바람 불까…위기 속 등장한 '신임 대표'들 [이슈크래커]
  • “117년 만에 폭설도 못 막지”…올림픽파크포레온 1.2만 가구 입주장 개막에 '후끈' [르포]
  • 목소리 높이는 소액주주…상법개정안 가속 페달 달까
  • 오늘의 상승종목

  • 11.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2,968,000
    • +2.98%
    • 이더리움
    • 4,964,000
    • +8.72%
    • 비트코인 캐시
    • 715,000
    • +6.56%
    • 리플
    • 2,055
    • +9.54%
    • 솔라나
    • 331,200
    • +5.48%
    • 에이다
    • 1,423
    • +13.39%
    • 이오스
    • 1,130
    • +5.71%
    • 트론
    • 279
    • +5.28%
    • 스텔라루멘
    • 696
    • +15.4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800
    • +4.11%
    • 체인링크
    • 25,180
    • +7.19%
    • 샌드박스
    • 851
    • +3.7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