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강자’ 유럽펀드…수익률 ‘高高’

입력 2019-12-09 15:15 수정 2019-12-0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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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펀드 수익률이 조용히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완화적인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유럽 경제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2~3년간 주춤했던 증시도 회복세를 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유럽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35개(설정액 10억 원 이상, 상장지수펀드 포함)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전 거래일 기준 21.55%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0.36%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국내 채권형 펀드(2.29%)와 비교해도 월등하다.

해외 주식형 펀드 전체 평균인 21.20%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권역 별로는 북미(27.26%)와 아시아태평양(25.61%) 뒤를 이어 세 번째다.

펀드별로 보면 ‘피델리티 유럽증권자투자신탁 S’클래스가 34.24%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펀드는 유럽 산업재(26.36%)와 헬스케어(20.54%), IT(17.00%) 업종 주식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피델리티자산운용 관계자는 “정보기술과 필수 소비재 섹터의 강세가 성과에 기여했다”며 “지난 10월 섹터 배분과 종목 선정이 성과에 기여하며 참조지수를 웃돈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신한BNPP유로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H) C-p’클래스가 27.15%, ‘KB스타유로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A’가 26.57%, ‘삼성유럽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H Cf’가 25.64%, ‘미래에셋유럽블루칩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1 A’가 25.20% 등 높은 수익을 냈다.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는 ‘TIGER 유로스탁스50(합성 H)’가 연초 이후 26.25%로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예상보다 경제 둔화세가 더딘데다 정책 기대감도 커지면서 수익률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2일 “ECB의 완화적인 정책기조는 유럽 경제의 회복기간 내수의 중심이 돼 왔고,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한 영향이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몇달 간 유럽 경제는 경기 바닥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미중간 무역분쟁이 잦아들면서 유럽 경제도 최악 국면은 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 증시가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다기보단 예상보다 견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유럽 증시를 받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독일 자동차 업종 등의 이익추정치가 악화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중심으로 한 경기 개선을 예상했다.

통화ㆍ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럽 증시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두언 연구원은 “주가 상승의 또 다른 요소인 정책의 경우 통화정책 완화가 예상되므로 선진국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럽 시장이 아웃퍼폼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초 증시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당분간 무역분쟁으로 낙폭 확대된 부분이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유럽 기업 실적의 경우 바닥을 다지고 있는 만큼 내년 하반기 반등 가능성이 점쳐진다”며 “실물 경기는 미ㆍ중 무역협상과 유럽산 자동차 관세 문제 등이 남아 있어 다소 느리게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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