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지난해 인플루언서들의 ‘라이브스트리밍(Livestreaming·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통해 총 40억 달러(약 4조7600억 원) 이상의 제품이 팔렸다고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최대 인플루언서 양성업체 룬홀딩(Ruhnn Holding)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올해 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광고주들은 이미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주목하고 있다. 마케팅 업체 애드마스터와 톱마케팅이 중국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7%가 인터넷 유명인사와 인플루언서를 광고수단으로 선호하고 있다고 답했다.
거대한 중국시장에 걸맞게 인플루언서 수도 엄청나다. 마케팅 리서치 업체 WARC는 작년 중국 인플루언서가 2100만 명에 달했다고 추산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 장터 타오바오와 동영상 스트리밍 앱 더우인(틱톡의 중국 버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인플루언서들의 라이브스트리밍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 인플루언서의 라이브스트리밍은 20세기 미국 TV방송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인포머셜(Infomercial·해설식 광고)’을 연상하게 한다고 WSJ는 전했다.
컨설팅 업체 AT커니는 “중국은 오래 전부터 가짜 상품이 만연했기 때문에 그 어떤 나라보다 온라인 유명인사의 추천을 신뢰한다”며 “스스로를 일반인으로 묘사하는 인플루언서의 설명을 직접적인 광고보다 더 믿는다”고 설명했다.
IT 리서치 업체 톱클라우트(TopKlout)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 5명 중 1명은 온라인 인포머셜을 보고 실제로 제품을 구매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전통적인 인터넷 광고 시청 후 제품 구매율이 1%도 안 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알리바바도 자사 쇼핑 앱에서 하루 약 10만 회 이상의 라이브스트리밍을 송출할 정도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관심을 쏟고 있다. 심지어 중국 공산당 지도부도 정책 홍보 등을 위해 인플루언서와 협력하는 방안을 지난달 논의했다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단점도 존재한다. 팬들은 자신이 따르는 인플루언서에 대해 개인적으로 강한 유대감을 느끼고 있어서 신뢰가 깨졌다고 생각하면 일반 광고보다 더 강하게 반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