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가 글로벌 경제전망 불확실성을 이유로 전 세계에서 약 1500명을 감원한다고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감원 규모는 전 세계 6만532명 모건스탠리 인력의 약 2.5%에 이르는 것이다.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비용관리 차원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FT는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감원으로 퇴직금 지급 등 약 1억5000만~2억 달러(약 1788억~2383억 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보통 은행들이 연말에 구조조정을 실시하지만 모건스탠리는 그 규모가 이례적으로 크다. 그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전쟁과 미국 대통령선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에 이르기까지 내년 경제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소식통은 “이는 강력한 비용관리”라며 “우리는 내년에 경제 환경이 훨씬 나빠질 것이라고 큰 소리를 내지는 않지만, 지금보다 나아지지는 않을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감원 배경을 밝혔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 2015년에도 채권트레이딩 사업을 중심으로 1200명을 해고했는데 이번에는 기술과 영업 부문에서 감원 대부분이 이뤄질 예정이다. 트레이딩과 리서치 부문 임원들도 감원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감원은 모건스탠리가 좋은 실적을 올렸음에도 진행이 돼 그만큼 내년 경제전망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3분기 매출이 101억 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 평균보다 약 5억 달러 많았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21억7000만 달러(주당 1.27달러)로, 역시 시장 예상인 주당 1.11달러 순익을 뛰어넘었다.
다른 은행들도 올해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 7월 시장 상황이 안 좋다는 점을 이유로 수백 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는 구조조정 일환으로 오는 2022년까지 1만8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일 안에 다른 월가 주요 은행들이 이번 모건스탠리와 비슷한 비용 절감 조치를 잇따라 발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웰스파고, JP모건체이스 등 월가 은행 임원들은 10~11일 골드만삭스가 주최하는 금융 콘퍼런스에서 연설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