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기도 용인 압타바이오 사무실에서 만난 이수진 대표는 신약개발의 특수성을 이 같이 설명했다. 한 분야라도 불협화음을 내는 순간 연주 가치가 떨어지는 것처럼 모든 분야가 조화를 이루며 긴 호흡을 맞춰가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만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험난한 여정을 위해 압타바이오는 국내외 전문성을 가진 전문가들과 함께 독창적인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난치성 질환 ‘First-in-Class(혁신신약)‘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하모니를 이뤄가고 있다. 그 결과 지난 6월 코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JW중외제약 신약연구실장 출신으로 25년간 신약개발 경험을 살려 2009년 압타바이오를 창업한 이 대표는 글로벌 라이선스와 국내 신약개발 전주기를 경험한 한미약품· JW중외 C&C 신약연구소장을 역임한 문성환 사장, 동아ST 출신 김순회 신약개발 전문위원 등을 주축으로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신약개발은 치료제마다 개발과정이 달라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만한 포인트를 뽑아 상품화를 끌어낼 수 있는 전문성과 현장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며 “창업부터 이런 전문가들을 영입했고 환자들에게 필요한 신약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잘 찾아낼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압타바이오는 난치성 항암 시장 공략을 위한 ‘압타(Apta)-DC’ 플랫폼과 당뇨합병증 시장 공략을 위한 ‘녹스 저해제 발굴(NOX-HTS)’ 플랫폼을 보유하며 치료제가 없는 언맷니즈(unmet needs)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압타-DC플랫폼은 ‘압타머’라는 암을 일으키는 단백질에 결합하는 DNA를 조절할 수 있는 세계 최초 기술이다. 압타머에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결합하면 암세포의 성장·증식을 정지시키고 암 세포 내부로 들어가 사멸을 유도한다. 현재 혈액암 치료제(Apta-16)는 임상 1/2상이 진행 중 이며 췌장암 · 방광암(Apta-12)과 간암(Apta-New)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녹스 저해제 발굴 플랫폼 역시 세계에서 유일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녹스’는 체내 활성산소 생성 조절을 하는 효소로 인체 부위마다 다르게 7개의 녹스가 각각 존재한다. 활성화된 산소들이 많은 조직의 염증을 일으키며 당뇨병 합병증을 유발하는데 이러한 활성산소 생성 자체를 근본적으로 억제하도록 하는 원리다. 지금까지 당뇨합병증을 치료하는데 그쳤다면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잡는데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이 플랫폼을 바탕으로 회사는 전세계 치료제가 없는 당뇨병성 신증(APX-115)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APX-311) 등의 임상을 유럽에서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20여개 기업들만 초청해 진행되는 유럽 최대 규모의 ‘바이오 유럽 (BIO-Europe) 2019’ 프리젠테이션 섹션에 대사질환 개발 기업으로 유일하게 초청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바이오유럽에 항암제 회사들이 대부분 초청된데 비해 대사질환 개발 기업으로는 압타바이오가 유일했다”며 “전 세계에 경쟁기술이 없다 보니 이번 학회를 통해 글로벌 상위제약사와 의미있는 미팅이 이뤄졌고, JP모건 컨퍼런스 참여를 위한 미팅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사질환에 대해 연구개발 중인 글로벌 제약사들은 압타바이오의 플랫폼 기술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임상에서 가장 앞서있는 당뇨병성 신증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키울 수 있는 파이프라인으로 기술 이전이 진행될 경우 큰 규모의 딜이 가능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상장과 해외 바이오 컨퍼런스 초청 등 올해 여러 성장동력을 확보한 압타바이오는 내년에 누적 5건의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을 목표로 가속 폐달을 밟겠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IPO를 통해 총 654억원의 자금이 유입돼 안정적인 연구개발비를 확보한 상태”라며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초심에 무게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개의 특화된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9개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과 함께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파이프라인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의 고삐를 죄며 더 의미있는 성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