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헌의 왁자지껄] 신임 금투협회장에 바란다

입력 2019-12-11 11:27 수정 2019-12-1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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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원 전 협회장의 갑작스런 유고로 혼란에 빠졌던 금융투자협회가 새 협회장을 맞을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는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대표격인 조직으로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사, 신탁사 등 정회원만 295곳에 달한다. 준회원, 특별회원까지 합하면 회원사만 427개, 회원사에 속한 임직원 수는 4만7600여 명에 이른다. 협회 조직만으로도 임직원 수가 220여 명에 달하는 큰 규모다.

현재 후보로 등록한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화려한 이력과 뛰어난 경영 능력을 검증받은 인사들이다.

금융투자협회장 자리는 이제보다 막중한 자리임이 분명하다. 자본시장의 최전선에서 업계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 특히 업계의 숙원인 규제 완화 문제도 시급한 과제다.

또한 증권사와 운용사 등 업계의 구성원들 간의 각종 민원과 잡음을 조정하는 중재자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침울한 협회의 분위기 쇄신과 조직의 융합에도 힘써야 하는 어려운 시기다. 때문에 협회장 자리의 중책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향후 협회와 업계의 위상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산적한 현안 처리만 하더라도 신임 회장의 일정은 분주할 수 밖에 없다. 현재 금융투자업계는 혁신과제라는 이름 아래 4대 분야, 12대 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런 맥락에서 전임 회장은 증권거래세 인하와 차이니스 월 폐지라는 큼직한 성과를 이뤄냈다.

또한 전임 회장이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안을 비롯해 자본시장 혁신과제 등 업계의 숙원 사업들을 협의 테이블로 끌어낸 만큼 이를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능력도 요구된다.

여전히 금융투자업계는 갈 길이 멀다. 사모펀드 체계 개편, 공‧사모제도 개편, 중소기업금융 전문투자중개회사‧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 제도 도입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 처럼 쌓여있다.

이밖에 최근 파생결합펀드(DLF)ㆍ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사태 등으로 금융투자업계를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 역시 개선해야 한다. 일정 부분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투자자 앞에 자주 나서 업계와 시장 이미지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아무리 내부 자정 결의를 다진다고 해도 이를 알리지 못하면 ‘그들만의 리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떠난 금융투자업계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전임 회장의 다양한 성과들은 오히려 후임 회장에게 짐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자리가 ‘독이 든 성배’에 비유되는 이유기도 하다.

어려운 시기지만 비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힘든 시기를 잘 수습하고 자본시장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제대로 된’ 리더가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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