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기지 4개 주민 품으로…용산기지 반환 협의 개시

입력 2019-12-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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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은 올해 4월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비활성화탄(inert)'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에 정착하는 훈련을 했다. (연합뉴스)
▲주한미군은 올해 4월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비활성화탄(inert)'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에 정착하는 훈련을 했다. (연합뉴스)

폐쇄한 원주, 부평, 동두천 4개 미군 기지가 주민들의 품으로 돌아가고, 용산기지 반환 협의 절차도 시작된다.

정부는 11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미국과 제200차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이하 합동위)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이번에 반환되는 4개 미군 기지는 원주(캠프이글·2009년3월 폐쇄, 캠프롱·2010년6월 폐쇄), 부평(캠프마켓·2011년7월 폐쇄), 동두천(캠프호비 쉐아사격장·2011년10월 폐쇄) 등 4곳이다.

한·미 양측은 오염정화 책임, 주한미군이 현재 사용 중인 기지의 환경관리 강화방안, 한 측이 제안하는 SOFA 관련 문서의 개정 가능성에 대해 협의를 지속한다는 조건으로 4개 기지 즉시 반환에 합의했다. 또 용산기지의 SOFA 규정에 따른 반환절차 개시하기로 했다.

이번에 반환되는 4개 기지는 2010년(롱, 이글, 호비 쉐아사격장)과 2011년(마켓)부터 SOFA 규정에 따른 반환절차를 진행했으나, 오염정화 기준 및 정화 책임에 대한 미 측과의 이견으로 반환이 지연돼왔다.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논의를 거쳐 지난 8월 30일 이들 4개 기지의 조기 반환 등을 추진하기로 발표했다.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외교부, 국방부, 환경부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TF를 구성해 기지를 반환받을 방안에 대한 논의와 입장 조율을 거쳐 미 측과 SOFA 채널을 중심으로 협의를 진행해 왔다.

미 측과의 오염책임 문제 관련 협의에는 상당 기간이 소요되어 온 반면, 기지 반환 문제는 보다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란 점에서 우리 측은 이번 SOFA 합동위에서 앞으로 미 측과 협의를 지속한다는 조건 하에 4개 기지의 즉시 반환에 합의했다.

기존엔 한·미 간 정화책임 관련 협의가 장기간 공전해 기지반환 자체가 지연됨에 따라, 미 측과 정화책임 관련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로 SOFA 관련 협의를 종결했다면, 이번에는 미 측의 정화책임과 환경문제 관련 제도개선 등에 대한 협의의 문(門)을 계속 열어놓고 기지를 반환받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합동위에서 한·미 양측은 용산기지의 SOFA 규정에 따른 반환절차 개시에도 합의했다.

정부는 주한미군사령부의 인원 및 시설 대부분이 평택으로 이미 이전한 상황에서 2005년에 발표한 용산공원 조성계획이 과도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SOFA 반환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반환절차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철저하게 환경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용산기지 반환절차의 첫발을 내딛는 이번 합의는 용산이 과거 외국군대 주둔지로서의 시대를 마감하고, 우리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용산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주요 전쟁기에는 외국군대가 주둔했고,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의 핵심거점으로 이용됐던 지역으로서, 용산기지의 반환은 이 지역에서 한세기여만에 우리의 역사를 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광복 이후에는 용산에 주한미군이 주둔하면서 이곳에서 한미동맹의 역사가 시작됐는데, 이제 용산시대를 넘어 평택시대의 개막으로 한미동맹이 새로운 시대로 발전해 나가는 상징성도 담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반환절차를 개시한 용산기지를 포함해 미군의 이전으로 폐쇄됐거나 폐쇄될 예정인 나머지 기지들도 미 측과의 환경문제 관련 협의 진전 동향 등을 종합 살피면서 적절한 시점에 반환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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