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2일(현지시간) 베트남에서 내년 중저가 스마트폰 시리즈 갤럭시A 첫 제품을 공개했다. 같은 날 중국 샤오미는 삼성전자 안방인 서울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레드미노트8T'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를 앞세워 글로벌 스마트폰 3억대 판매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제조사들 역시 강점인 중저가 라인업을 통해 삼성전자에 맞불을 놓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날 베트남 호찌민에서 언팩을 통해 공개한 '갤럭시A51'은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인기를 얻은 '갤럭시A50' 후속작이다.
이번 모델은 앞면엔 3200만 화소 카메라, 뒷면엔 48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와 함께 4개 카메라를 L자 모양으로 배치했다. '인덕션' 디자인으로 불리는 애플 아이폰11의 카메라와 비슷한 배치다.
특히 500만 화소 매크로(접사) 카메라가 갤럭시 시리즈 중 처음으로 탑재했다. 매크로 카메라는 초점 거리를 짧게 하여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서 촬영할 수 있는 접사 카메라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글로벌 모델의 신제품 공개 행사를 베트남에서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의 판매 거점지역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언팩을 하게 됐다”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플래그십 사양을 갖춘 '미9'을 선보인 데 이어 중저가 신제품으로 연말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20만 원대 초반임에도 후면 쿼드 카메라, 고릴라 글래스 등 뛰어난 기능을 갖췄다. 후면에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 △8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200만 화소 매크로 렌즈 △200만 화소 심도 센서 등 쿼드 카메라를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화웨이, 샤오미 등과 동남아 및 인도 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신기술 선탑재’ 전략의 갤럭시A 시리즈로 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주요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폰 중심으로 형성돼 있지만, 최근 주 소비층이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로 옮겨가면서 가성비 좋은 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뒷면에 카메라 4개가 달린 갤럭시A9, 디스플레이 상단에 작은 구멍(홀)을 뚫은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를 최초 탑재한 갤럭시A8s를 잇달아 선보이며 호평을 끌어냈다.
올해 4월 출시한 갤럭시A80에는 갤럭시 최초로 로테이팅 카메라를 탑재했다. 로테이팅 카메라는 셀피 촬영을 위해 모드를 전환하면 뒤쪽 윗부분이 위로 올라가면서 카메라가 앞쪽으로 자동 전환되는 게 특징이다.
갤럭시A 시리즈 판매 호조로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조2500억 원과 2조9200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두 배 늘었다.
내년 역시 '삼성 타도'를 외치고 있는 화웨이ㆍ샤오미ㆍ오포ㆍ비보 등 중국업체의 추격을 따돌리는 게 과제다.
특히 글로벌 2위 화웨이는 내년 스마트폰 3억 대 출하를 목표로 잡았다. 삼성전자 역시 3억 대 회복이 목표다. 삼성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9130만대로 떨어졌다. 2013년 이후 ‘3억 대’ 선이 무너진 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ODM(제조자개발생산) 물량을 대폭 늘려 생산비용을 효율화하고 점유율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출하량 3억 대 회복에 갤럭시A가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