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출발부터 '잡음'

입력 2008-09-0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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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3000명 전직 추진...일부 직원들 "고용보장 빠졌다"며 서명 거부

삼성의 능동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중소형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을 담당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8일 출범했지만 출발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당분간 삼성SDI의 자회사 형태로 유지되다 이후 삼성전자의 자본참여를 거쳐 내년 1월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OLED 및 LCD 합작사로 본격 탄생하게 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임시주총을 열어 OLED 사업 분할을 승인했고, 8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자회사 형태로 출범시켰으나 직원들에게 전직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고용보장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달부터 현 직원들을 대상으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의 전직을 위한 설득작업에 나섰지만 일부 직원들이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며 전직동의서 서명을 거부하고 있다.

삼성SDI에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 전직하는 직원은 3000명 수준으로 회사측은 최근 전직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직원들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전직동의서 상에 고용보장 항목이 빠져 있고, 근로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일부 직원들은 불안감을 표출하며 전직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SDI가 직원들에게 전직동의서를 받은 과정에서 최근 한 직원이 정신분열증세를 보이며 쓰러지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일부 직원들은 고용보장 없는 전직동의서에 항의해 회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으며,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SDI의 전직동의서에는 신설사 전환에 따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정작 고용보장에 대한 내용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게다가 전직동의서에는 "본 전적과 관련하여 앞으로 민형사 및 행정 기타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있어 전직동의서에 서명한 직원들은 전직과 관련 향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불리한 상황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SDI 한 직원은 "예전에 삼성전자에서 사업을 분할해 설립된 삼성광주전자의 경우에도 전직에 따른 고용보장 및 구조조정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기 때문에 삼성SDI 노동자들은 고용보장에 대해 불안감이 더 크다"며 "전직동의서에 고용보장이 빠졌지만 많은 직원들이 부서장들의 강요와 설득에 못 이겨 억지로 서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전직동의서는 현장노동자들이 불안해 하는 고용보장과 기존의 임금 및 근로조건 등 복지에 대한 가장 중요한 쟁점들이 빠져 있고, 근무지에 대한 문제도 애매한데도 회사측에서 전직동의서 서명을 강요해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 관계자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삼성SDI에서 물적 분할이기 때문에 모든 직원들이 전직을 해야 하고 전직에 동의하지 않으면 삼성SDI에 남게 되지만 일이 없어지기 때문에 애매한 상황"이라며 "현재 대부분 전직동의서에 서명을 했는데 일부 장기근속자 등 고용에 불안을 느낀 직원들만이 서명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삼성SDI에서 핵심 사업부분을 분할한 것이고 이후 삼성전자와 합작사를 설립하게 되면 경쟁력 있는 회사가 되기 때문에 직원들 입장에서는 전직이 나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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