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가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아람코는 이날 오전 사우디 주식시장 ‘타다울’에서 첫 거래를 시작하면서 주가가 10% 상승, 상한가를 찍었다.
아람코 주가는 개장 직후 시초가가 35.2리얄(약 1만1203원)로 공모가인 32리얄을 10% 넘어섰다. 타다울 역사상 하루 상승폭으로는 최대치다.
이로써 거래 첫날 아람코의 기업가치는 1조8800억 달러(약 2248조 원)로 상승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기대치였던 2조 달러에는 못 미쳤지만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라는 타이틀은 유지했다.
사우디는 회사 지분의 1.5%밖에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인 256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그룹의 뉴욕증시 데뷔 당시 성적을 초과하는 것이다.
공개한 지분 1.5% 가운데 개인과 기관 투자자에 각각 0.5%, 1.0%를 할당했다. 기관 매수 가운데 75% 이상이 사우디 기업·펀드·정부 기관에 팔렸고 해외에는 23%가 돌아갔다.
사우디 정부는 2016년 아람코 IPO 추진을 발표하고 수 차례 상장 시기를 연기하다 이날 비로소 주식 거래를 시작했다.
애초 지분의 5%를 뉴욕, 런던, 리야드 등 국내외 주식시장에 상장하려 했으나 법적 리스크와 정보공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국내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올해 초 재개된 상장 계획은 석유 가격 전망과 기후변화, 지정학적 위험 등에 대한 우려로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빈 살만 왕세자가 아람코 주가를 띄우기 위해 기관과 왕족, 부호들을 상대로 아람코 주식 매입 압박을 넣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려를 불식시키고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한 아람코 주가는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 감축 결정에 힘입어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CNN은 전망했다.